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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뭐야" 에피소드 중에서 

<하루종일, 매일매일, 60년 동안의 적용>

원PD : 나에 대한 생각이 언제 주로 딱 떠오르기 시작하냐면 내가 원했던 목표를 달성하고 나면 그 이후에 떠오를 때가 많아요. 그러니까, 고등학교 애들이 대학에 딱 들어가고 나서부터 내가 뭘 해야 될 것인가 내가 좋아하는 게 뭘까, 이 생각들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고요. 생각하다가 어느새 잊어버리죠. 어~ 하다가 대학교 3학년 쯤 되면 또 달성해야 할 목표가 눈앞에 생기잖아요. 취업. 막상 취업을 하고 나서 내가 원하는 직장을 들어가고 나서 신입의 빡센 기간이 끝나고 나면 또 찾아오죠.

김작가 : 내가 진짜 원한 게 이거였나? 이렇게 돼요.

원PD : 내가 이 짓하자고 이 직장을 원했나?

김작가 : 생각한 거랑 다른데? 혹은 해봤는데 내가 원했던 게 아닌 것 같아. 주변에 휩쓸린 것 같아. 이렇게 생각이 돼요.

원PD : 그렇죠. 그래서 제가 사범대를 나왔잖아요? 영어교육과를 나왔는데, 40명 정원에 35명은 영어 선생님이 되는 게 꿈이었어요. 제가 1학년 때 했던 고민은 ‘내가 좋아하는 게 뭘까?’ 그래서 애들한테 물어봤어요. 그랬더니 친구들은 영어선생님이 되고 싶대요. 애들하고 함께하고 가르치는 게 너무 좋대요. 그래서 우리 동기들 중 대부분은 선생이 되어있어요. 걔네들은 그럼 꿈을 달성했으니 행복해야 되잖아요? 근데 안 행복해. 거기서 느꼈던 게, 과연 그 친구들이 좋아한다고 생각했던 것을 혹시 잘못 생각한 것은 아니었을까? 표면적으로 좋아한다는 것에 머무른 것이 아니었을까..

김작가 : 진정한 내면을 못 들여다 본 게 아닌가?

원PD : 한 발짝 더 나아가는 생각을 못한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지요. 그러면 여러분들은 좋아하는 게 뭡니까?

서상담 : 저는 말하는 것, 듣는 것. 

김작가 : 저는 혼자 있는 것, 책 읽는 것.

정철학 : 저는 말하는 건데 말하는 스타일이 달라요. 따지는 거.

원PD : 근데 이렇게도 대단한 거예요. 보통은 뭐 좋아하냐고 물어보면 대답이 딱 나오는 경우가 잘 없어요. 일반 사람들한테 술자리에서 ‘야, 너 뭐 좋아하냐?’ 하면 ‘아~뭐 TV 보는 거 좋아하지’, ‘영화 보는 거 좋아하지~’ 이렇게 취미를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우리는 살면서 진짜로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나름 자신의 성향이 포함된 말씀을 딱 주시잖아요. 이런 게 잘 없어. 

김작가 : 그래도 우리는 자아성찰을 해본 사람들 인거죠.

원PD : 그럼 이렇게 조건을 걸어 볼게요. 제가 대학교 때 ‘내가 뭘 좋아할까? 좋아하는 걸 하고 살아야 행복하다고 했는데 그럼 내가 뭘 좋아할까?’ 에 대해서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좋아하는 게 너무 많은 거야. 책 읽는 거, 글 쓰는 거 좋아하죠. 저 옛날에 신춘문예 3번 도전했다가 떨어졌어요. 음악 듣는 것, 영화 보는 것, 클럽 저 되게 좋아해요. 시끄러운데 있는 거 좋아하고. 사람, 놀러 다니는 것, PC방 좋아하죠. 좋아하는 게 너무 많은 거예요. 

제가 대학교 1학년 때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이 처음 나왔어요. PC방이라는 게 98학번 때 처음 생겼거든요. 제 친구 중에 프로게이머 1세대가 있었어요. 그 친구랑 놀러 다니면서 나 프로게이머 해야 되나?라는 생각도 했었거든요. 글 쓰는 거 좋아하니까 작가를 해야 하나? 그러다보니까 좋아하는 게 너무 많아지는 거예요. 

그래서 이거 어떻게 해야 하나? 좋아하는 걸 하고 살아서 행복해야 되는데, 좋아하는 게 너무 많은거야. 그래서 내가 생각했던 것은 극으로 한번 몰아보자고 생각했었어요. 진짜 좋아하는 거면 하루종일해도 좋아야 되잖아요. 일단 하루 종일! 두 번째는 맨날맨날 해도 좋아야 되는 거잖아요. 맨날맨날! 우리는 100세 인생이니까 내가 20살이니까 적어도 60년 동안은 뭔가를 해야 80살까지 먹고살게 생기잖아요. 그래서 60년! 하루 종일, 맨날맨날, 60년 동안 해도 좋은 게 무엇일까? 여기로 생각이 딱 꽂히는 거 에요. 

자 그럼 다시 한 번 물어보겠습니다. 김작가는 어떠십니까? 혼자 있는 거?

김작가 : 하루 종일, 맨날맨날, 60년 동안 쭉~이라는 이야기에요? 그건 좀.. 하루 종일 그것만? 그 어떤 것이라도 매일매일 계속해서 60년 동안 할 수 있는 게 없을 텐데?

원PD : 그 말이에요. 그 극단적인 거를 해 놓으면 내가 실제로 좋아하는 게 좋아하는 게 아니었을 수도 있다는 거예요. 

원PD : 그런데 하루 종일, 맨날맨날, 60년동안이라는 키워드 3개를 잡고 쫙 밀어보니까 내가 실제로 좋아하는 게 한 두 개씩 없어지기 시작 하는 거야. 그래서 일단 게임방 사라졌고, 영화 보는 것 사라졌고, 노래방이나 클럽 사라지고.. 사라지기 시작 하는 거야. 그러면서 제가 2개가 남았던 게, 책 읽는 것, 글 쓰는 것.

김작가 : 작가 하셔야 되는 거 아니에요? 원작인데?

원PD : 글 쓰는 거, 선생님 두 개가 남았어요. 내가 진짜로 60년동안, 매일매일, 하루 종일 할 수 있겠나? 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그런데, 여기서 한 생각을 더 해봤지요. 내가 왜 이 두 가지를 좋아할까?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서상담, 다시 돌아가서, 서상담은 아까 말하는 것 듣는 거, 대화하는 거 60년 동안 매일할 수 있다고 하셨잖아요. 왜 좋아요?

서상담 : 사람이 좋아서. 사람에 대해 관심이 많아요. 그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실제로 만나는 사람들이 궁금하기 때문에 듣고 있는 것, 혹은 듣다가 궁금한 것 물어봐 주는 것, 이게 듣고 말하기잖아요. 사람에 대한 관심 때문에 나머지 것들이 가능한 것 같아요.

원PD : 그러면 만약에를 걸어보셨습니까? 내가 좋아하는 이유가 나는 내가 사람에 대해 호기심이 많고 내가 듣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말씀하셨잖아요. 만약에 서상담이 지구에 혼자 있어요, 그래도 말하는 거 좋아요?

서상담 : 저는 사물하고도 이야기해요. 

원PD : 아~ 

김작가 : 근데 사람 좋아하시니까 혼자 무인도에 계시면 안 될 것 같아요.


원PD : 근데 제 경험을 말씀드리자면 글쓰기하고 선생님, 둘을 좋아한다고 말했잖아요. 내가 왜 이 두 가지를 좋아하는지 탐구를 하기 시작하면서 들었던 생각이 60년 동안 매일매일 책만 읽는다고 해서 내가 먹고살 수 있을까? 이런 생각. 60년 동안 매일 선생님 한다고 해서 내가 하고 싶을 것을 다 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

김작가 : 먹고는 살아야죠. 그건 당연히..

원PD : 복잡해지잖아요. 그러면 계속 뭘까뭘까 생각을 했는데 어느 날 이게 빡! 하면서 답이 왔어요. 정철학이 돈오점수 이야기했잖아요. 불교에서 나오는데 그게 뭐냐면 화두라고 하죠. 내 스스로에 대한 질문을 머릿속에 넣고 계속 생각하는 거예요. 하루 종일 그 생각만 하는 게 아니라 살면서 물음표 계속 가지고 지내는 거예요. 

버스타고 가다가 버스 자리에 앉아서 가방 딱 놓고 하.. 한숨 쉬다 보면 아무생각 없어질 때 있잖아요, 그럴 때 번뜩 떠오르는 거예요. 특히 술 먹고 나서 천장보고 뱅뱅 도는데 잠 잘 안 올 때 생각하면 머리 빙빙 돌 때..

김작가 : 무의식이 깨어나는 것 같아요.

원PD : 이게 저는 군대있을 때 불침번 서면서 왔어요. 한 시간 동안 불침번을 서야 되잖아요. 할 게 없어요. 저는 그 시간이 피곤하지 않았던 게 자고 일어나서 할 일 없이 그 자리를 지켜야 되는데 뭘 해야 할까 생각하다가 내가 좋아하는 게 뭔지 생각해보자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잘 생각 안나요 그런데...

그러다가, 돈오점수! 한 번에 딱 왔던 게 저는 변화였어요. 이 변화라는 키워드가 한번오고 여태까지 생각했던 것에 적용해보니까 다 맞아떨어지기 시작한 거예요. 이런 느낌 받아보신 적 있어요? 아침에 눈 뜨고 일어났는데 ‘야! 원은석 어제보다 좀 더 멋있게 변했다’ 이런 느낌 받아보신 적 있어요? 아니면 남들 앞에 상담 같은 것 할 때 이 사람하고 나하고 뭔가 통했어. 쫙쫙 빨리는 느낌이 들면 온몸에 도는 전율 같은 거. 친구 앞에서 발표하다 보니까 애들이 뭔가 나한테 집중해주는 것 같고. 쫙쫙 올 때가 있잖아요.

정철학 : 내가 빨릴 때. 그 때 순간 팍 올라오잖아.

원PD : 그런 느낌을 받아보신 적 다들 있을거에요. 저는 그 느낌이 내가 예전 나보다 조금 더 멋있는 말을 하네? 예전의 나보다 좀 더 멋있게 변했네? 이런 느낌이 들면 와요. 이거 하루종일 맨날맨날 60년동안 하면 얼마나 좋을까. 이 생각을 한 거예요.

김작가 : 발전과 변화. 내가 발전적으로 변화했구나, 라는 느낌이 좋다 이거지?

원PD : 그 느낌은 60년 동안 맨날맨날 해도 좋겠다라는 생각이 든 거야.

김작가 : 저 같은 경우는 새로운 것을 알았다, 라는 느낌인 거지. 그걸 위해서 나는 책을 읽는 거지. 

평소에 신경쓰지 않았지만, 알고보면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인성! 
중요한것 같지만, 쉽게 와닿지 않는 인성!

"행복하고 싶으신 분들, 인성역전으로 인생역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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