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2일 발생한 군사 쿠데타에 맞서
"국제사회에 한국인들도 목소리 내주시길"

[충청헤럴드 박희석 기자] “돗 삐두뒈 니예라헤이?”

“니데헤이! 니데헤이!”

대전역 서광장. 낯선 외국인들의 함성과 구호가 가득하다. 바로 미얀마 민주화 운동 평화 시위대의 구호다.

“돗 삐두뒈 니예라헤이?(우리 국민들은 단합합니까?)”라는 외침에 “니데헤이! 니데헤이!(단합합니다)”를 연호하는 사람들은 노동과 유학, 결혼이주 등으로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는 미얀마인들이다.

곧이어 “니예인 퉤켓, 란고 란고!”라는 외침이 잇따른다. 단합한다면 거리로 나오라는 구호다.

[충청헤럴드 박희석 기사] 미얀마 평화시위지원연대(가칭)는 지난 2월부터 대전역 서광장에서 식민지배와 군사 독재의 악순환을 겪고 있는 미얀마를 구해달라며 한국인들의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대한민국에 있는 미얀마인들이 자신들의 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군사정권의 반민주적인 유혈사태를 멈추도록 한국인들이 힘을 모아달라며 거리에 나섰다.

미얀마 평화시위지원연대(가칭)는 지난 2월 미얀마 군부 쿠데타 직후부터 대전역 서광장에서 군사 독재의 악순환을 겪고 있는 미얀마를 구해달라며 한국인들과 국제사회의 관심을 호소하고 있다.

이들은 “한국인들께 부탁드립니다. 미얀마를 사랑해 주세요. 미얀마 군부 쿠데타을 물리 칠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민주주의는 미얀마인들의 권리입니다”라며 미얀마말과 서툰 한국어로 대한민국과 한국인들의 관심을 촉구하고 있다.

현재 미얀마는 지난 2월 22일 발생한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군 최고사령관의 군부 쿠데타로 수많은 국민들이 저항하면서 유혈사태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미얀마 국민들은 이번 항거를 ‘2222항쟁’이라며 민주주의 회복을 부르짖고 있다.

미얀마는 지난 1960년대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뒤 험난한 민주주의 역사를 갖고 있다. 당시 버마연맹이던 미얀마는 각기 다른 언어와 종교를 가진 135개 민족이 내전과 정파 갈등을 벌이면서 혼란스러웠고, 당시 군 최고사령관이던 내원 장군이 쿠데타를 일으키면서 버마식 사회주의 정책이 진행됐다.

군사 독재에 국민들이 항거에 나섰고, 1988년 8월 8일 민주화 시위가 시작되면서 역사적인 ‘8888항쟁’이 일어났다. 10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군부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고 군부의 총탄에 수천명의 국민이 희생됐다.

유혈사태 끝에 내원 장군이 사임했고, 1990년 총선이 이뤄졌다. 당시 민주화 세력이 압승했지만 군부가 부정선거라며 백지화했고, 국민들의 구심점이던 아웅산 수지 여사가 2010년까지 15년동안 자택 구금되는 일이 발생했다.

미얀마 군정에 항거하는 국민들은 2007년 8월 19일 샤프론 혁명을 일으켰고, 군부의 무력 진압에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보다 못한 국제사회가 나서자 미얀마 군부는 헌법을 제정하고 5년 임기의 대통령제를 채택한 뒤 문민정부에 정권을 이양한다는 약속을 했다. 이후 2015년 총선에서 민주 세력이 압승하면서 문민정부가 들어섰다.

미얀마 국민들은 이번에 발생한 군사 쿠데타가 1기 문민정부가 종료되는 2020년에 맞춰 발생한 만큼 다시는 민주주의를 뺏길 수 없다는 처절한 몸부림인 셈이다.

대전역에 선 미얀마인들이 “군사독재가 다음 세대로 이어지는 일을 용서하지 말아 주세요”라며 외치는 구호가 애절한 이유다.

한편, 미얀마 평화시위지원연대는 한국인들의 후원금도 모금하고 있다. 군부 쿠데타에 항거하는 현지 국민들에게 쓰기 위한 후원금이다. 후원금 계좌는 646-911073-11407(하나은행 배준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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