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역 문화예술인단체들이 이춘아 대전문화재단 대표 등 간부들의 사퇴를 촉구하자, 이 대표 등이 8일 오후 해명 자리를 만들었지만 문화단체 일부가 불참하며 행사가 반쪽이됐다.

더구나 이 자리에 불참한 문화단체는 "재단의 소통 부족과 일방적인 간담회 일정 통보 등 문제가 많다"라면서 강하게 불만했다.

대전문화재단은 이날 대전시 중구 용두동 대전예술가의집 다목적실에서 지역 문화예술단체 대표자와의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는 지난 5일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대전광역시연합회, 대전민예총, 대전원도심문화예술in행동 등 대전지역 문화단체가 "문화재단 이 대표와 실장들은 재단을 이끌 능력과 자격이 없다"라며 이 대표 등 간부들의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본보 5일보도>을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대전문화예술인 단체가 있는 대전 예술가의 집(구 대전시민회관)[사진=충청헤럴드]
대전문화예술인 단체가 있는 대전 예술가의 집(구 대전시민회관) [사진=충청헤럴드]

재단 측에서 이 대표와 김보성 문화기획실장, 유영석 예술진흥실장과 팀장 등 간부들이 참석했지만, 박홍준 대전예총 회장과 산하 각 협회장 등 예총 관계자 10명만 참석한 상태에서 간담회는 30여 분 만에 끝났다.

대전민예총과 대전원도심문화예술in행동 관계자들은 간담회 참석 거부 의사를 밝혔다.

간담회에 불참한 한 단체의 관계자는 "문화재단이 성명서가 나오게 된 사태의 위중함에 대해 명확하게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라면서 "입장문만 전달받으면 되지 굳이 그 자리에 참석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라고 전했다.

이 대표는 입장문을 발표하며 "현 사태에 이르게 된 데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라면서도 "성명에 언급된 몇 가지 내용이 사실과 달라 문화재단의 위상을 실추시킬 수 있어 설명한다"라며 간담회 취지를 밝혔다.

자신에 대한 지역문화 예술인단체의 사퇴 요구와 관련해서는 "거취는 조만간 공식적 절차를 거쳐 결정하겠다"라고 말했다.

대전문화예술인 단체들로부터 사퇴요구를 맏는 이춘아 대전문화재단 대표가 8일 오후 대전예술가의 집 다목적실에서 열린 대전문화재단-지역문화예술단체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대전문화예술인 단체들로부터 사퇴 요구를 맏는 이춘아 대전문화재단 대표가 8일 오후 대전예술가의 집 다목적실에서 열린 대전문화재단-지역문화예술단체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대전국제기타페스티벌 불공정 심사 문제를 중간에서 무마하려는 시도는 없었고, 정부 차원 공공기관 인사채용 조사에서도 지적사항이 나오지 않았다"라면서 "지역 문화예술인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있으며, 대표와 가깝지 못한 직원들이 불이익을 받았다고 하는 것은 현재 평가 시스템상 있을 수 없다"라며 문화 예술단체의 성명에 반박했다.

이 자리에 나온 문화예술인들은 그동안 재단이 소통이 부족했다고 지적했고, 일부는 재단이 일방적으로 간담회 일정을 전달한 데 대한 불만도 표시했다.

박홍준 대전예총 회장은 "(문화재단이) 그동안 불거진 문제에 대해 적어도 (성명서) 명단에 오른 사람과 속 터놓고 얘기한 적이 한 번도 없다"라며 "현 상황에 대해 정확하게 인식해 달라"라고 당부했다.

박 회장은 또 "(이 문제에 대한) 시의 입장 표명이 있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문화예술인들은 재단의 해명에 대해 질의할 경우 소모적인 논쟁으로 번질 수 있다며 질의·응답을 생략하고 30분 만에 간담회를 마쳤다.

이 대표는 "오늘 참석하지 못한 다른 단체 또는 개인들과 자리를 계속 마련해 문화예술인들과 소통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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