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13 지방선거의 성적표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의 정치적 운명이 달렸다.

물론 홍 대표 뿐 아니라 자유한국당의 운명도 마찬가지다.

홍 대표는 오는 6월 지방선거의 성적표에 자신의 정치적 운명을 스스로 걸었다.

그는 이미 '광역단체장 6곳 확보'를 승리의 기준으로 제시하면서 이를 달성하지 못하면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공언해왔기 때문이다.

자유한국당홍준표 대표가 '광역단체장 6곳 확보'를 승리의 기준으로 제시하면서 이를 달성하지 못하면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공언,향후 결과가 주목된다[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광역단체장 6곳 확보'를 승리의 기준으로 제시하면서 이를 달성하지 못하면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공언, 향후 결과가 주목된다[사진=연합뉴스]

그가 승리를 예상하는 6곳은 대구·경북(TK)과 부산·울산·경남, 그리고 인천 등 현재 한국당이 광역단체장을 차지한 곳이다.

홍 대표가 17일 현재 지방선거 상황을 낙관적으로 보는 이유는 자체적으로 실시한 여의도연구원 여론조사를 놓고 판단한 것이다.

앞서 지난 14일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여의도연구원 여론조사 추세를 보면) 트렌드는 '6곳+알파(α)'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히려 "더불어민주당 지지계층이 응한 여론조사의 수치로 선거 결과를 판단하면 안 된다"라며 공개된 여론조사 결과보다 한국당 지지율이 더 높을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그는 선거 국면에서 문재인 정권의 실정을 쟁점화하여 '정권심판론' 바람을 일으키는 데 성공한다면 승리를 공언한 6곳뿐 아니라 그 이상의 성과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홍 대표의 예상대로 승리 지역이 6곳 이상이 되면 홍 대표의 당 장악력은 더욱 커진다.

자유한국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후 당 안팎의 강력한 반발에도 인적 청산 등 당 혁신을 밀어붙인 데 대해  평가가 나오면서 '보수 재건'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2년 뒤인 2020년 총선과 차기 대선까지도 홍 대표의 운신의 폭이 확보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홍 대표가 또다시 대권을 노려볼 수 있는 교두보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반대의 경우의 결과가 나오면 심각해진다.

홍 대표가 지방을 순회하면서 '관제 여론조사'라고 주장하지만, 여론조사기관들의 조사 결과 한국당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만족스러운 성적을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는 수치가 이어져 왔다.

'참패'할 경우 결과에 대한 인책론이 나올 것이고 그렇게되면 1년 이상 임기를 남겨놓은 홍 대표로서는 공언대로 정치적 결단을 고심해야 한다.

홍 대표의 당 운영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는 당내 중진그룹과 비홍(비홍준표) 진영의 공세가 커질 가능성이 높다.

당내 중진들과 비홍 진영은 '불만은 많지만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내 분열을 초래하지는 않겠다'는 게 현재 공통 정서지만 '지방선거 이후에는 참지 않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예컨데 최근 4선 이상 중진의원 일부가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 재개 문제를 놓고 홍 대표와 각을 세운 것 자체가 선거 이후 당내 권력다툼의 '예고편'이라는 해석도 있다.

그러나 선거결과에 앞서 당내 지방선거 공천과정에서도 돌출될수 있다.

홍 대표의 최근 발언을 보면 본인도 이 같은 상황 전개를 어느 정도 예상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달 연찬회에서 "지방선거가 끝나도 나는 사라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강한 의지 표명이라는 게 공식적인 해석이었지만, 일각에서는 반기를 들려는 비홍 세력에 보낸 경고장이라는 분석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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