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헤럴드·대전광역시교육청 공동 캠페인] 대전교육 숙원사업 '과밀학급' 해소 방안

제2, 제3의 코로나19 상황에서 학교와 교실의 기능을 되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과밀학급 문제를 해소하는 것이 대면교육을 통한 교육의 본질을 유지하는 최선의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 설동호 대전교육감이 등교하는 학생들을 반갑게 맞이하고 있다. [충청헤럴드 권성하 기자] 
제2, 제3의 코로나19 상황에서 학교와 교실의 기능을 되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과밀학급 문제를 해소하는 것이 대면교육을 통한 교육의 본질을 유지하는 최선의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 설동호 대전교육감이 등교하는 학생들을 반갑게 맞이하고 있다. [충청헤럴드 권성하 기자] 

[충청헤럴드 권성하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은 우리 사회 전반에서 평범한 일상을 무너뜨렸다.

학교와 교실에서도 마찬가지다. 한동안 대면교육이 사라지고, 원격수업이 진행되면서 정상적인 등교수업으로 얻어야 할 학습권과 건강권, 돌봄 문제, 경제 수준에 따른 학생들의 교육 격차 등의 사회 문제가 여과없이 드러났다.

코로나19는 역설적으로 과밀학급에 대한 시민사회의 관심을 키웠다. 6.1지방선거 대전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대전지역 과밀학급 해소는 '전염병'의 어두운 그림자 속에서 주요 쟁점이 됐다. 미지의 전염병에 맞서 모든 배움터의 이상인 '교학상장(敎學相長)'을 실현하려는 해법들을 내놓고 있다.

가르치고 배우면서 함께 성장하는 학교와 교실을 학생들에게 돌려주는 첫걸음은 '과밀학급 해소' 뿐이라는 데는 한 목소리다.

설동호 대전교육감은 학급당 학생수가 28명이 넘는 과밀학교 26곳을 대상으로 특별교실의 일반교실 전환 58실, 모듈러 교실 설치 20실, 교실 증축 13실 등 총 91학급을 증설해 과밀학급을 단계적으로 해소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소요예산은 160억원 규모다.

성광진 대전교육감 예비후보는 대전지역 88개 중학교의 학급당 학생수를 전수조사한 결과, 약 30%에서 28명을 초과했고, 지역별로는 동구가 심각하다는 점을 거론하며 학급당 학생수 20명 이하, 개발지구에 적극적으로 학교를 설립하는 등의 과밀학급 해소 방안을 주장했다.

정상신 예비후보는 교육부의 전면등교 방침 아래 안전한 대면수업을 위해 학급당 학생수 20명을 법제화하도록 해야 공교육의 정상화가 가능하다는 주장을 내놨다.

코로나19가 대전교육의 해묵은 과제인 '과밀학급과 과대학교 해소'라는 쟁점을 환기시킨 셈이다. 

과밀학급 해소를 위해 대전
과밀학급 해소와 관련, 충청권역 교육주체인 공주교대·청주교대 총학생회, 한국교대 초등교육과 학생회와 전교조 대전·세종·충남·충북지부가 지난해 9월 교육부에 학급당 학생 수 20명 상한제 도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충청헤럴드 권성하 기자]

◇대전지역 과밀학급의 현주소 = 2022년 4월 1일 기준으로 대전지역 전체 학교에서 과밀학급은 초등학교 6곳(3.9%/전체 152개교), 중학교 33곳(37.5%/88교), 고등학교 7곳(11.2%/62교) 등이다.

학교급별로는 초등학교 6곳에서 30개 교실이 더 필요하고, 중학교는 33개 학교에서 61개 교실이 모자란다. 고등학교는 7개 학교에서 21개 교실이 부족하다.

과밀학급 문제는 공립학교에서 더욱 심각하다. 공립학교는 33곳, 사립학교는 13곳으로 공립이 사립보다 2.5배 이상 교실이 부족하다.

◇ 과밀학급 원인, "도심축 이동과 비뿔어진 학구열"

과밀학급은 왜 발생할까? 우선 도시의 성장과 방향성에 기인한다. 도시 발전축이 원도심에서 신도심으로 이동하면서 학령인구가 특정지역으로 쏠리는 현상이 근본 원인이다.

대부분 대도시에서 신도시 등 선호지역에 학령인구가 밀집되고, 지역별 불균형에 따라 학교별 편중 현상이 발생하는 상황이다.

거주형태나 통학여건 등 다양한 이유로 학부모들이 선호하거나 원하지 않는 학교가 있다는 점도 과밀학급이 발생하는 주요 원인이다.

대전 서구에서 고작 10m 거리에 이웃한 성천초등학교와 성룡초등학교가 각각 폐교 위기와 심각한 과밀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성광진 교육감 예비후보가 논평을 통해 "시세가 높은 아파트 거주민들의 자녀가 공부도 잘하고 인성도 좋다는 왜곡된 인식 탓에 성룡초로 학생들이 몰리는 비합리적인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며 "차라리 성천초가 폐교되었으면 좋겠다는 지역주민들의 민원을 들으면서 왜곡된 어른들의 인식과 이기심에 아이들이 상처받고 교육환경이 훼손되고 있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과밀학급에 대한 기준이 강화된 것도 또 다른 발생이유다. 지난 2021년 7월 교육부는 '교육회복 종합방안 기본계획'에 과밀학급 기준을 기존 33명에서 28명으로 변경했다.

◇ 대전교육청, "단계적이고 지속가능한 과밀학급 해결"

대전교육청은 지난해 9월 과밀학급 해소를 위한 학급증설 추진계획을 수립했다. 일반교실 전환과 모듈러교사 설치, 증축 등을 통한 학급증설로 과밀학급을 해소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이를 위해 지난해 11월까지 급당 28명 이상 운영학교를 대상으로 '과밀학급 학교 중 학급증설을 위한 수요조사'를 실시해 최근까지 총 28교, 91개 교실을 증설해 2022학년도 학급편성에 반영했다.

구체적으로는 일반교실 전환 24교(59실), 모듈러교사 2교(18실), 증축 2교(14실) 등이다.

대전교육청은 여유 교실과 모듈러 교실 설치공간이 부족하거나 기존 교사의 증축 불가로 학급증설이 어려운 과밀학교는 추가 검토를 통해 해소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매년 단계적 감축을 목표로 전체 학령인구가 감소하더라도 전체 학급수 유지를 통해 학급당 학생수를 지속적으로 줄여나가고, 도시개발로 학생수가 증가하는 지역은 기존학교 증축, 특별교실 전환, 필요시 학교신설 검토 등을 통해 과밀학급이 발생하지 않도록 학생배치업무를 추진할 방침이다.

대전시교육청 김필중 학생배치담당은 "과밀학급 해소 문제는 교육공동체 모두가 참여해야 할 해결과제이면서 더이상 미뤄서는 안 될 화두"라며 "대전교육청은 특별교실 전환, 모듈러 교실 설치, 증축 등 과밀학급 해소를 위한 최대한의 행정·재정적 역량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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