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박주화 의원(중구 제1선거구)

지방자치와 지방분권의 시대다. 대한민국의 지방자치는 법 제정(1949년)과 부활(1991년)의 역사 속에서 견고하게 뿌리 내렸다. 지방의회의 역할과 기능도 그만큼 커졌다. 광역 및 기초 지방의원들은 지방행정의 주요 현안에 대한 심의와 견제, 예산 심사와 의결, 조례 제·개정 등을 통해 시민 주권의 첨병이 됐다. 지난 6.1지방선거에서 대전시의원에 당선된 광역의원 22명에게 제9대 대전시의회의 역할을 들어봤다. [충청헤럴드 권성하 기자]

- 제9대 의회 입성을 축하드린다. 대전시민들에게 자기 소개를 해 달라.

"경북 상주가 고향인 나는 1975년도부터 대전에 정착하여 살아오고 있다. 1960년 생이다보니 제9대 의원들 중에서 가장 연장자다. 나는 어린시절 11남매와 함께 자랐다. 우리세대 어린시절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경험하였듯이 나도 일찍부터 사회생활을 시작하였다. 그러다 보니 오래전 부터 나를 아는 분들은 내가 정치를 한다니까 깜짝 놀라는 사람들도 있었다. 어린시절 내가 하도 말을 안 하니까 동네 어르신들은 벙어리인 줄 알았다고 하셨다.(웃음)

의원에 당선되고 나니 어떤 분은 미용사가 무슨 시의원을 하느냐고 하였다. 단순히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미용가위를 손에 잡으면서부터 지금까지 자기개발에 전념하며 살아왔다. 십수년 전 이화여대 최고명강사 과정을 수료하고 현재 십년 넘께 임원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한국강사협회와 한국멘토협회에서도 십년째 임원으로 참여하고 있고 교육청에서 실시하는 학생진로지도와 전통시장상인교육, 소상공인을 위한 기술전수 컨설턴트로 활동하면서 많은 강의 경험과 어려움에 처해있는 소상공인들에게 컨설팅을 해 주는 '미용 기능장'이라고 봐주시면 좋겠다. 기능장과 경영학박사 2가지를 갖추고 전문성을 살려서 대전시민을 위한 의정활동 중 내게 주어진 역할을 성실히 책임감 있게 수행해 나갈 생각이다."

- 교육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앞으로 상임위를 어떻게 이끌어갈 계획인가.

"살아온 삶이 배우고 가르치는 일을 해 왔기 때문에 의회에서도 교육위원회가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 어린 시절부터 공부에 대한 열망이 컸다. '미용'이라는 직업을 가진 뒤에도 이미지메이킹이나 경영학, 스피치, 효 지도사, 문화복지사, 웃음컨설턴트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배웠다. 한남대학교 일반대학원에서 경영학박사를 취득하였으며. 내가 이렇게 배움에 열심인 것은 어머니의 영향이 컸다고 생각한다. 가부장적인 아버지였지만 어머니는 아들과 딸에게 차별을 두지 않았다. “여자라도 도둑질 말고는 다 배워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어떤 분야든 가리지 않고 도전하는 용기를 주셨다. 그리고 주화는 어디를 내놓아도 걱정이 안된다.하셨다. 믿음이야 말로 배움의 원천이였다. 어머니의 가르침은 한 예로 우송대에서 강의를 하던 시절에 20대 중반의 학생에게도 전수해 주었다. 단순히 취업을 위한 미용기술이 아니라 언젠가는 경영자로, 또 남을 가르치는 사람으로 성장해보라는 희망을 주었더니 지금은 청주에서 미용학원을 운영하는 어엿한 기업가가 됐다. 교육분야에 책임있는 한 사람으로서 우리나라의 미래를 이끌어 갈 인재를 키우는데 현실적 한계를 넘어서 미래를 대비하는 교육정책에 방점을 두고 싶다. 대전교육에 희망을 줄 수 있는 교육위원회가 되도록 열심히 노력할 생각이다. 그리하여 교육 소비자인 학생과 학부모, 생산자인 교육 종사자 모두가 만족하는 명품 교육도시를 만들고 싶다."

- 정치에 입문한 계기가 궁금하다.

"나는 사실 정치와는 무관한 삶을 살았다. 아이들을 키우고, 관심 분야에 대해 공부하기 바빴다. 미용실 운영과 대학 강의를 병행하던 어느날, 같은 미용 일을 하는 지인이 찾아와 교수님 같은 분들이 정치에 참여하여 혼탁한 정치판을 좀 정화시키면 좋겠다고 하였다. 뜸금없이 갑작스러운 제안이었지만 한 번 관심을 갖게 되니 뉴스, 언론, 유튜버는 정치관련 부분이 우선적으로 눈에 들어오고 모든 생활이 정치적인 관심거리로 보이면서 정치와 가까워졌다. 돌이켜 보면 정치와 인연이 있으니까 그렇게 안 해도 될 공부를 하게 된 것 같다. 정치적 스승은 강창희 전 국회의장과 이은권 전 국회의원(대전시당위원장)이다."

- 중구에서 4년간 기초의원 활동을 했다. 사실 중구는 대전의 성장과 발전에서 가장 중심지였지만 원도심으로 전락했다. 시의원으로서 중구 발전을 위한 구상은 뭔가.

"비례대표로 기초의원을 했다. 우선 이번 광역의원 선거에서 구민들로부터 선택받은 것에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중구 발전을 위한 구상은 기초의원이나 광역의원이 같은 마음으로 노력해야 한다. 광역의원인 내가 중구에 좀 더 노력해야 할 것은 원도심의 부족한 '교육 분야'에 대해 힘을 쏟고 싶다. 주민센터만 해도 성인들을 위한 노래교실이나 문화센터는 각 동마다 있지만 미래세대를 위한 시설과 프로그램은 턱없이 부족하다. 뿐만아니라 원도심인 중구는 갈수록 인구가 줄어 들면서 대전에서 중구의 인구감소가 가장 크게 일어나고 있다. 위기를 느낄 정도로 빠르게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것 또한 제대로 된 교육기관이 없어서 그렇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런 위기를 극복하는 키워드를 '교육'이라는 신념아래 기초의원 4년의 경험이 앞으로 펼쳐질 광역의원 4년의 토대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 중구는 서구나 유성구에 비해 교육 격차도 상당히 벌어진 모양새다. 교육에 대한 소신과 철학을 듣고 싶다.

"교육은 세상을 바꾸고 사람을 변화시킨다. 현재 103세인 김형석 교수님의 강의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교수 퇴직하고 67세 이후에 삶의 의욕이 생겼다는 말씀과 가장 수입이 좋을 때가 90대였다는 에피소드는 울림이 컸다. 대한민국이 아날로그 시대에는 한 가지 기술을 익혀서 먹고 살았다. 그러나 시대가 변했다. 먹고 사는 것은 매한가지인데 한 가지 기술만으로는 부족한 시대다. 투잡,쓰리잡은 기본이고 멀티플레이어가 되어야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우리 앞에 도래해 있다. 하지만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젊은이들이 모여들어 일 할 수 있는 곳이 많아야 한다. 그래야 인구가 줄어들지 않고 늘어난다. “대전 중구는 이런 문제로 인해 인구 감소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원도심 공동화 문제도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신도시와의 교육 격차는 계속 벌어지고 있으며 이것은 우리가 지속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다. 교육에 있어서 비단 청소년의 교육 뿐만 아니라 고령층의 평생교육에도 관심을 쏟을 생각이다. 어려운 시대를 살아오시면서 배움을 포기해야 했던 분들, 배움을 갈구하면서도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해 선뜻 용기를 내지 못하는 어르신들이 많다. 이런 분들이 교육현장에 발을 내디디면 청소년 교육도 분명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더구나 노인 교육은 국가적인 비용을 절감하는 시스템이다. 베이비부머 이전 세대는 초등학교도 제대로 못 나온 분들이 많다. 지금 아이들은 의무교육을 받고 있지만 그 시대 사람들은 의무교육이 아니었다. 미용을 하면서 60~70대 이상 분들에게 가장 후회되는 것이 뭐냐고 물어보면 대부분 '공부'를 꼽는다. 우리 대전이 '모든 어르신들이 새롭게 공부를 하는 도시'가 되었으면 좋겠다. 대전이 가지고 있는,'교육,과학의도시'라는 타이틀에 맞게 나아가야 한다. 어느 순간 우리 대전은 '교육'이라는 타이틀을 잃어 버렸다. 옛 대전의 잃어버린 영광을 되찾는 것은 청소년은 물론 고령층의 교육 격차를 줄일려고 노력할 때 실현될 것이다."

- 평소 책을 선물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계기가 있나.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책의 소중함을 경험했다. 자기들끼리는 열심히 수다를 떨면서도 막상 자기소개를 해 보라고 하면 못하는 학생들이 많았다. 처음에는 앞에 나와서 책 읽기를 시켰다. 발표력을 키워주려는 생각 때문이었다. 한 번은 중부대에서 리더십 수업을 진행했는데 책을 선물했다. 그랬더니 한 학생이 교수님이 주신 책에서 추천한 책을 5권이나 샀다고 하더라. 책을 통해 메시지가 잘 전달된 것 같아서 기뻤다. 지금까지 강의하면서 많은 책을 선물하였는데 책을 받고 믿 줄 그어가며 읽는 학생들을 보면 너무 고맙고 감사한 마음이다.

- 워낙 관심분야가 다양하시니 대전시의 화두인 일자리와 경제분야에 대한 생각도 궁금하다.

"전문직을 가진 사람으로서 '취업'과 창업'에 대한 투자가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공공에서 운영하는 취.창업 관련 교육기관은 야간반을 많이 개설해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일용직이나 고령자, 경력 단절 여성 중에는 낮에 일하고, 밤에 전문직 관련 공부를 하고 싶어도 가르치는 곳이 없어서 이용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대전시의 창업지원 정책에도 이런 부분이 포함되도록 시정 질의등을 통해 건의 할 생각이다. 청년들의 취.창업 교육지원과 노인들의 인생 2막을 위한 교육에 관심을 쏟을 생각이다."

- 여대야소다. 주민참여예산을 둘러싸고 강대강 대치국면까지 갔다. 앞으로 협치 방안은 뭔가.

"성숙한 민주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주민참여예산제도가 필요조건이다. 온전한 지방자치로 가기 위한 수순이며 절차이다. 당리당략이나 좋은 게 좋다는 식의 의정활동은 옳지 않다. 또한 가식적인 협치는 시민들의 뜻이 아니다. 미 성숙된 주민참여예산제도를 우리 실정에 맞게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고치고 개선해 나가야 한다. 만약 시민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불편 부당한 예산집행이 있다면 따져봐야 한다. 나아가 주민참여예산이 자칫 공무원이 할 일과 책임을 회피하는 수단이 돼서는 안 된다. 결국 협치는 당리당략의 문제가 아니라 시정에 대한 견제와 감시 기능이 합리적으로 교집합이 될 때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 삶의 철학이나 좌우명이 궁금하다. 그리고 대전시민들께 한마디 해달라.

지금도 배우고 있는 입장에서 내가 시민들게 드릴 말이 뭐가 있겠나. 나는 평상시 이런 생각으로 아침을 맞는다 "잠은 죽어서 많이 자고 귀하고 짧은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말자.고 새기면서 살아간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그렇게 가르쳤다. 인생을 살아오면서 바쁘지 않았던 적이 없었다. 3시간 자고 일할 때도 많았다. 인간의 능력은 무한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역량의 10%도 못 쓰고 죽는다고 한다. 그래서 늘 배우고, 나누고, 섬기면서 선한 영향력으로 보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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