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익 (의학박사/경영학박사/세일즈아카데미 강사/대전시티내과 원장)
이재익 (의학박사/경영학박사/세일즈아카데미 강사/대전시티내과 원장)

상품을 판매하는 직업은, 상담 후반쯤 "상품 가격이 얼마인가요?"라는 고객의 질문에 응대해야 하는 고된(?) 과정이 기다리는데 바로 이때가 천당과 지옥을 오갈 수 있는 순간이 된다.

'대상포진'이란 질병은,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소아기에 수두를 일으킨 후 신경주위에 무증상으로 남아 있다가,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이 떨어질 때 신경을 타고 나와 피부 발진을 일으키면서 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평생 동안 3명 중에 1명꼴로 발병하고 피부질환 이후에도 신경통이란 후유증은 3명 중에 1명꼴로 나타난다.

내과 의사인 필자는, 10여 년 전부터 상품명 '조스타박스(예방접종 효과 69%, 1회 접종, 가격 ₩180,000)'라는 대상포진 예방접종을 해 왔다.

그런데 올 1월부터 상품명 '싱그릭스'라는 신상품(예방접종 효과 97.2%, 2회 접종, 회당 ₩250,000, 총 ₩500,000)이 출시되면서 대부분의 병의원에서 이 신상품으로 대체되고 있다.

왜냐하면, 기존 상품인 조스타박스 백신은 예방 접종 효과가 69%로, 접종을 해도 수치상 31%에 달하는 환자는 효과가 없다는 뜻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예방 효과가 조금씩 감소하는 문제도 있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신상품이 개발되어 반가웠지만, 가격이 50만 원으로, 종전 약품보다 배 이상이나 비싸 고객(환자)에게는 커다란 경제적 부담이 될 수밖에 없었다.

고객(환자)의 입장에서 "가격이 비싸네요!"라고 말할 때 Seller의 효과적인 가격 응대법은 어떻게 해야 바람직할까? 

며칠 전 60대 단골 여성 환자(사실, 병원 단골은 아주 좋은 것은 아님)가 내원했다. 

대뜸 첫 마디가 "원장님! 안 아프다 편히 떠나는 것이 내 소원인데 대상포진 예방접종 해줘요! 그런데 가격이 얼마에요?"라고 속사포처럼 묻는다.

나는 이 분에게 "접종 가격 말씀드리기 전에 한 두 가지 질문드리고 가격을 말씀드려도 될까요?"라고 하니 고개를 끄떡이신다. 

"대상포진 접종하시려는 특별한 계기라도 있나요?"라고 질문하니 “동서가 최근 얼굴 우측 이마에 대상포진이 발생했는데 산통보다 더 아프고 한 달이 지났는데도 상처가 남아있고 아직도 아파서 하던 자영업도 중단한 상태”라고 하면서 “자신도 너무 겁이 나 예방 접종하러 왔다"고 말하는 얼굴이 걱정스러운 표정이다.

"아! 접종이 필요할 만한 이유가 충분히 있겠네요?"라고 공감한 후 '샌드위치 테크닉'(가치/가격/가치)으로 응대하는데, 이것은 가격을 가치와 가치 사이에 위치시키는 대화법으로 이 같은 응대 방법은 가격이 비싸게 보이지 않게 하는 방법이다.

"피부발진과 산고 통증 이상으로 자영업 중단처럼 심각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50만 원입니다. 이왕 오셨으니 접종하시고, 평생 동안 안심하고 사세요!"라고 응대하니 기분 좋게 접종하고 떠난다.

대상포진 접종 가격을 Sandwich Technique 기법으로 첫 번째 말한 가치는 "피부발진과 산고의 동통(통증)으로 자영업 중단 같은 심각한 문제 해결"에 투자하는 가격인데 비해 마지막 가치는 "평생동안 안심하고 사세요!"를 말한다.

즉, "가격이 얼마에요?"라고 고객(환자)가 물을 때마다 Seller가 'Sandwich Technique'으로 응대한다면 고객(환자)도 무병장수 기대로 기분 좋고 병원은 매출도 올라 요즘 점차 늘고 있는 동네 병원의 폐원도 줄여 단골(?) 환자가 '샌드위치 테크닉'으로 무장한 주치의를 곁에 두고 100세 시대를 아프지 않게 살아가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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