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헤럴드 박상민 기자] 가을철을 맞아 대전과 충남지역 곳곳에서 각종 축제가 펼쳐지면서 대부분 행사 마지막 순서로 '불꽃놀이'가 펼쳐지고 있으나 대기오염과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등 환경을 오염시키고 있다.

축제 때 등장하는 밤을 수놓는 화려한 불꽃놀이 때 순간적으로 사라지는 불꽃은, 온실가스와 유독성 화학물질을 발생시켜 대기오염과 생태계를 교란을 일으키는 주범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8일 폐막한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막식과 폐막식에서도 화려한 불꽃놀이가 펼쳐졌으나 일반 축제장에서의 불꽃놀이와 달리 폭죽의 굉음이 전혀 없었다.

LED와 3D 입체 스크린 등을 활용한 '디지털' 기술로, 중국 특유의 대규모 불꽃놀이를 과감히 대체, 다양한 그림을 형상하며 자유자재로 색을 바꾸는 드론을 활용했기 때문.

축제 때마다 진행하는 상징적인 불꽃놀이는 화재 위험과 환경 오염, 소음 문제 등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으나 많은 인파를 모을 수 있다는 이유로 불꽃놀이가 여전하다.

지난 9월 23일 개막한 충남도 주관 '대백제전'을 비롯한, 지난 15일 폐막된 대전중구청 주관 '효문화뿌리축제', 서구청 주관 '힐링아트페스티벌'과 14일 개막한 유성구청 주관 '유성국화전시 음악회' 등에서도 약속이나 한 듯 모두 폭죽을 쏘아 올렸다.   

2018년 5월 11일 유성온천축제 불꽃놀이 화재
2018년 5월 11일 유성온천축제 불꽃놀이 화재

그러나 이 불꽃놀이는, 화재 위험과 인명 사고 위험이 높아, 실제 지난 2018년 5월 유성온천축제장 개막식 불꽃놀이 중 불꽃이 갑천변 갈대밭으로 옮겨붙으면서 화재가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소방대원들이 긴급 출동, 진화에도 불구하고 갈대밭 상당 면적을 태우기도 했는데, 이날 바람이 강하게 불었다면 더 큰 피해를 입을 뻔했다.

불꽃놀이를 위한 '폭죽 발사기'를 행사장에서 멀리 떨어져 설치하는 것도 이 때문으로, 폭죽 발사 시 순식간에 희뿌연 연기가 행사장을 휘감고 하늘에선 수시로 재가 떨어지고 있다.

더욱이 심한 굉음으로 재난 상황을 방불케하면서 상공에서는 화학물질을 태우며 이산화질소, 산화질소, 유독성 화학물질의 배출은 물론, 발암물질이 포함된 폭죽 연기를 흡입, 건강과 환경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환경관리인협회 박천상 전 회장은 "해운대 불꽃놀이 후 유해 대기오염물질이 가을철 일반 대기 대비 최대 300배 상승했다는 부산의 한 대학교 보고도 있다"면서, "불꽃놀이 대신 다른 대안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실제 군산시의 '시간여행축제'나 진주시의 '남강유등축제', 익산시 '미륵사지 미디어아트 페스타' 등 지역 축제들이 화재 위험성과 환경오염 우려가 높은 불꽃놀이를 드론쇼로 대체하고 있다는 것. 

대전시 유성구 도룡동 A 씨는 "옛날에는 드론이 없어 불꽃놀이를 했지만, 환경 폐기물이 나오고 불꽃을 쏘면 카트리지 같은 것이 그대로 남는 지금의 폭죽 발사보다도 불꽃의 다양한 모양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이동하는 모습도 볼 수 있는 드론으로 대체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호주 커틴대학교 연구진은 지난 1월 불꽃놀이가 화재와 과염소산, 질산칼륨, 알루미늄 등이 배출돼 호흡기 질환과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시킬 수 있다면서, 실제 스페인 발렌시아에서는 축제 때 사용한 5000kg의 폭죽으로 축제 개최지 인근 집참새의 번식률이 감소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축제가 중단된 당시, 다른 지역의 집참새와 번식이 늘었다"면서, "드론은 낮은 고도에서 비행하는 야생동물에게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도 있지만 큰 소음을 유발하거나 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기후 위기의 시대를 맞아 세계적인 축제들이 점차 '친환경 축제'로 전환되고 있는 것을 볼 때, 대전이나 충남지역 축제장에서도 순간의 화려함을 위한 불꽃놀이보다 대기오염을 고민하면서 친환경 축제로 전환해야 할 때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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