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익 (의학박사/경영학박사/세일즈아카데미 강사/대전시티내과 원장)

지난 '6편 칼럼'에서는 '당뇨병'에 대해 필자가 창안한 리플릿을 참고로 혈당 수치의 측정과 스스로 혈당을 조정하는 방법, 당뇨 합병증, 의사들의 당뇨 환자 처방 등에 대해 설명했다.

특히, 당뇨 환자 진료 의사의 가장 큰 당면 과제는 '환자 스스로의 생활습관 개선'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이번에는 지난 '6편 칼럼'의 주제로, 필자가 오랫동안 관찰하고 개선하여 현업 적용으로 효과를 확인한 환자를 완쾌시킬 수 있는 상담 기법과 질문 방법의 노하우를 제시해 본다.

과거에는 환자를 설득하기 위해 '설명'이란 도구만 활용했지만, '질문'이란 도구를 추가하여 상담을 시도하니 환자의 생활습관 행태 개선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

당뇨병 환자에게 단순한 질문만 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말을 청취하면서 적극적인 공감을 한다.

당뇨로 고생하는 환자의 진지한 설명에 따른 '질문'을 시작하면서 '설명'이란 절차로 상담하는 과정을 거치니 놀라운 피드백의 결과물로 돌아온 것이다.

한 환자와의 상담 사례를 제시한다.

필자: "00님! 현재 당화혈색소 수치가 8.0%로 나타났는데, 조절해야 할 목표 수치가 얼마로 알고 계시나요?"

환자: "6.5% 입니다." (필자 마음속으로 딩동댕!)  

필자: "네! 정확히 알고 계시네요! 그러면 목표 수치를 6.5%까지 조절해야 할 이유도 잘 알고 계시겠네요?"

고객: "네! 당뇨병 때문에 더 무섭다는 몇 가지 만성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서가 아닐까요?"

필자: "아! 잘 숙지하고 계시네요! 그러면 목표 수치를 6.5%까지 조절할 필요성을 느끼십니까?"

고객: "당연히 느끼고 해야 하지만 스트레스 때문에 쉽질 않습니다."

필자: "아! 그렇게 느끼시고 계신다는 말씀은 나는 조절을 위한 변화가 필요하다는 마음은 갖고 있다고 이해해도 될까요?"

고객: "당연합니다. 어떤 환자도 누가 안 그렇게 하겠어요! 원장님이 당뇨 명의라고 해서 소개받고 왔는데, 당뇨에서 해방됐으면 좋겠네요!"

필자: "그렇다면, 의사가 가진 처방 약을 증량하여 조절할까요? 아니면 00님 자신이 가진 약(생활습관)을 개선해 조절할까요? 

고객: "제가 약을 가졌다고요?"

필자: "예! 00님 자신도 좋은 약을 가지고 계십니다. 의사는 약을 증량하여 조절하지만, 00님은 자신이 혈당을 조절할 수 있는 약(생활습관/식이 & 운동요법)이란 명약을 가지고 계시죠! 가지고 계신 약을 개선하면 혈당조절이 가능하고요! 이것보다 더 효과적이고 더 중요한 최고의 명약이 세상천지 어디에 있겠습니까?"

고객: "참! 원장님 유머러스하시고 하하하! 참 지금까지 처방약만 의존해왔는데 제가 명약을 가지고 있다니 제 자존감도 높아지네요! 일단은 제가 가진 약(생활습관/식이 & 운동요법)이란 명약 조절을 시도해 볼게요!"

필자: "아! 좋습니다! 바로 명약(생활습관)으로 조절한다고 했는데 지금까지 방관하시다가 이 말씀 듣고 바로 조절하는 이유가 있나요?"

고객: "저도 그동안 제 습관이 바뀌어야 한다고 수차례 생각만 했는데 지금 원장님과 상담하면서 바로 결심이 섰습니다. 제 명약이 있으니까요!"

필자: "아! 00님 저도 감동 100배입니다. 그러면 운동으로 시작하시나요? 식이요법으로 하실 건지요? 궁금하네요!" 

고객: "일단 제가 식탐이 좀 있으니 운동부터 할 겁니다."

필자: "아! 운동 좋죠! 운동도 많은 종류가 있는데 어떤 운동으로?"

고객: "걷기입니다." 

필자: "하루 얼마나(시간이나 거리) 가능하실 것 같아요?"

고객: "일단 30분 정도로 시작하겠습니다."

필자: "30분, 좋습니다. 설마 일주일 한 번은 아니겠죠?"

고객: "3~4회 하겠습니다."

필자: "그러면 어느 시간대에 하시겠어요?"

고객: "어휴 원장님! 꼭 취조하시는 것 같아요! 하하하! 저녁 좀 일찍 먹고 집 근처 하천변을 걷겠습니다."

필자: "아주 좋은 계획입니다. 아까 취조하는 것 같다고 말씀하셨는데 이왕 질문한 김에 하나 더 묻겠습니다. 자신의 명약을 활용하는 차에 좋아하시는 술도 좀 어떻게...?"

고객: "에고고! 시부모 만났네요! 당장은 못 끊고 1주일 1회로 줄이겠습니다."

필자: "아! 대단하십니다. 의지가 대단하시네요! 식이요법도 좀 욕심내 보세요!"

고객: "네! 편의점을 매일 다니는데 원장님이 보여주신 Leaflet(지난 6편) 내용대로 junk food, 과자와 음료수도 절반 줄이는 것을 목표로 다음 병원 올 때까지 수행해 보겠습니다."

필자: "아! 어려운 약속인데 너무 훌륭한 말씀입니다. '시작이 반', '말대로 된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시작을 말이란 행동으로 실행하면 이미 절반은 하신 겁니다. 다음에 병원 오셨을 때 00님이 얼마나 노력했는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확인이 필요해서요. 하하하!"

고객: "예! 질문하십시오! 우등 성적표도 주실거죠? 저도 지금 이미 반은 시작했네요!"

과거의 필자는 목표 혈당 수치로 조절하기 위해 노력했었다. 

목표 수치를 향해 '설득'이란 도구를 설명, 리드해 상담했기 때문에 환자가 끌려오는 듯했고 결국 효과가 없었다. 

그러나 필자는 설득 도구인 '질문'(공감->질문과 경청->설명)으로 끌려가듯 목표 수치를 향한 유인으로 효과를 발휘, 개선되면서 병원에서 만날 때마다 미소가 흐른다.

그리고, 또 이후 진료실에 들어오는 환자를 보면 얼마나 더 개선됐는지 설렘과 궁금증이 교차한다.

모든 분야와 직업의 상담에서 설명이란 리더십(끌고 가기)에서 질문이란 팔로우십(끌려 가듯, 끌고 가기)으로 바꾸기만 해도, 의사와 환자 모두가 패러다임의 전환(paradigm shift)을 경험한다. 

의사가 환자를 설득하기 위한 설명을 환자가 의사를 대신하여 설명(대답)하도록 질문(공감-> 질문과 경청-> 설명)하는 상담기법은 환자와 의사 모두를 새로운 신세계로 안내한다.

모든 업종과 분야에서 고객을 설득하기 위해, seller가 상세한 설명 도구에서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질문 도구로 전환하면 고객을 설득할 수 있어 고객과 seller 모두가 행복하다.

상담에 조금이라도 도움 되셨다면, 좋아요! 눌러주시고, 댓글도 부탁드립니다.

다음에는 '제8편 이순신 리더십 & 현업적용'을 게재합니다.

저작권자 © 충청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