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시철 대전 삼한의원 원장(진단학회, 약침학회, 추상학회 회원)
성시철 대전 삼한의원 원장(진단학회, 약침학회, 추상학회 회원)

어느새 겨울이 성큼 다가왔습니다.

갑작스러운 추위에 두꺼운 겨울옷을 챙기지 못하셨던 분들은 추운 곳에서 오들오들 떨다가 몸살 기운이 오거나 콧물을 주르륵 흘리거나 기침을 콜록거리는 분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한의원에서는 감기를 어떻게 보고 어떤 방법으로 치료하고 감기를 예방하기 위한 생활습관도 알려 드리겠습니다.

먼저, '한방'의 감기 치료를 알아보기에 앞서 '양방'의 감기 치료를 잠시 살펴보면 주로 증상 완화를 목적으로 한 치료들이 주가 됨을 알 수 있습니다. 

세균을 죽이기 위한 항생제, 기침과 천식을 완화시키기 위한 진해제, 가래를 줄이기 위한 거담제, 과도한 면역반응을 억제하기 위한 항히스타민제, 고열을 낮춰주는 해열제 등을 증상에 따라 투약합니다. 

이런 약들은 초기에 확실히 증상을 감소시키는 이점은 있지만 환자가 병을 이겨내지 못하고 확실하게 회복하지 못하면 다시 증상이 심해지게 됩니다. 

더구나 약을 지속적으로 투여하게 되면 약에 대한 내성이 생겨 더 이상 증상의 감소도 사라지고 체력은 고갈되며 몸 상태는 더욱 악화되는 경우도 많죠!

그럼, 한의학에서는 감기를 어떻게 볼까요? 

한의학에서는 감기를 상한(傷寒)이라고 하는데, 말 그대로는 "한기(寒氣) 즉 찬 기운에 상했다"는 뜻이지만 학문적으로는 한기에 맞서거나 또는 그것을 이용하는 몸의 시스템이 고장 났음을 뜻합니다. 

아무리 추워도 체질이 건강하면 추위를 이겨낼 수 있고, 체질이 허약하면 살짝 오싹한 추위에도 쉽게 감기에 걸리고 맙니다. 

그래서 흔히 감기를 오늘 주제처럼 <사기(邪氣)와의 전쟁>으로 표현하곤 합니다. 

병력도 많고 훈련도 잘 되어 있으면 아무리 강한 적이라도 강하게 부딪쳐 볼 수 있지만, 병력도 적고 훈련 상태도 엉망이라면 일시 후퇴했다가 병력을 키우고 재훈련을 시켜 다시 공격하거나 게릴라 전술을 사용하는 등 복잡하게 작전을 짜야 합니다. 

우리 몸도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면, 한의학에서는 어떻게 감기 치료를 할까요?

한기(寒氣)에 상했으니 그에 대한 기본 대처는 독자 여러분께서 아시는 것처럼 따뜻하게 해주는 것입니다. 

감기몸살 기운이 가볍게 나타나려 할 때는 뜨끈한 방에서 땀만 빼줘도 좋아지는 이유입니다.

한기(寒氣)가 더 강하게 오면 강하게 한기를 몰아낼 수 있게 침과 한약을 써야 합니다. 

'감기에도 침을 쓰나?'라고 의아해 할 수 있죠?

침은 혈액순환을 돕고 경혈을 잘 선택하면 몸의 시스템을 정상화시켜 매우 효과적으로 여기에 한약을 잘 사용하면 빠르게 감기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침이든 한약이든 잘 선택해서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죠! 

한기(寒氣)에 맞서는 환자의 체질이 허약하다면 위에서 얘기한 대로 치료방법이 복잡해지기 때문으로, 내 몸이 허약해 이겨낼 수 없는 상태라면 다양한 방법을 사용하여야 합니다. 

강한 체력이 필요한데 몸이 허약하면 그것을 감당하지 못하고 오히려 한기(寒氣)에 당할 수 있습니다. 

항생제나 해열제 등을 복용하고도 증상이 완전히 없어지지 않고 다시 재발하거나 악화되는 것도 이러한 이유로, 병만 보고 사람을 보지 못한 채 똑같은 약만 처방하는 것은 안 됩니다.

이렇듯 한의학에서의 감기 치료는 상황에 따라 매우 다양합니다. 

따라서 보통 회자되는 "감기엔 쌍화탕" 하는 식의 처방법은 매우 위험한 생각입니다. 

상황에 따른 감기약을 일일이 따진다면 수 백, 수 천 가지가 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처방보다는 감기 예방법을 통해 미리미리 면역력을 올리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예방은 초기의 가벼운 증상에서도 몸을 회복시킬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첫째, 외출 후 손 씻기, 자기 전 이 닦기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면서 내 몸을 지키는 면역입니다.

둘째, 평상시 운동을 열심히 하는 것으로 운동을 통해 혈액순환이 잘 되면 자연히 면역력도 올라갑니다.

셋째, 몸을 따뜻하게 하고, 인스턴트 음식을 피하고, 따뜻한 물을 자주 마셔야 합니다. 
몸을 차게 방치하고, 인스턴트 음식이나 찬물을 자주 섭취하면 혈액순환에 문제가 생기고 면역력도 떨어집니다. 

넷째, 밤에 일찍 자고 충분한 휴식을 취합니다. 낮은 활동을 위한 시간이라면 밤은 휴식을 통해 회복을 하는 시간으로 밤의 회복력은 낮의 회복력보다 훨씬 좋기 때문에 충분한 회복을 통해 면역력과 회복력이 떨어지지 않게 해야 합니다.

끝으로, 평소 체질이 허약하다면 환절기가 되기 전에 요즘 미리미리 보약을 복용하여 체력과 면역력을 올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어린이는 감기에 걸렸다고 너무 초기부터 항생제를 투여하는 것은 면역력의 성장에 안 좋을 수 있습니다. 

병을 앓는다는 것은 몸이 배우는 경험이며 공부로, 항생제는 그 경험과 공부의 기회를 빼앗습니다. 

심각한 정도의 병이 아니라면 적절한 대처로 병을 이겨내야 몸이 한 단계 더 성장하고, 나중에 다양한 병균들의 공격에도 몸 스스로 적절한 대처를 하여 피해를 줄일 수 있습니다.

무조건 '빨리빨리'를 외치는 일부 부모의 조급증이 아이들의 성장을 방해할 수 있음도 생각해야 합니다. 

따라서, 한의학적인 치료는 이러한 부분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사기(邪氣)와의 전쟁>에서는 전쟁 전에 예방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고, 전쟁 후에 잘 대처하는 것은 두 번째 방법이며, 전쟁 후에도 상황 파악 못하고 제대로 대처를 하지 못하는 것이 최악의 방법입니다.

충청헤럴드 독자 여러분들이 최선의 방법을 선택하셔서 감기 없는 따뜻한 겨울 되시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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