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박성준 대변인이 "이재명 대표가 피습 보름 만인 오늘(17일) 당무에 복귀, 최고위원회를 주재한다고 한다"고 어제(16일) 오후 발표했다.

지난 2일 부산 방문 일정 도중 괴한으로부터 목 부위를 공격받아 부산대병원에서 서울대병원으로 전원, 수술을 받았고 지난 10일 퇴원한 뒤 자가치료를 해왔다.

국민들의 걱정에도 2주 만에 정상적 활동을 시작, 불행 중 다행으로 이를 계기로 피의자 김 모씨(67)는 물론, 정치테러 범법자들에 대한 더 강력한 엄벌이 뒤따라야 하는 것은 자명한 이치다.     

피습 이후 2주간 병원이나 자택에서 이번 사건과 관련된 국민들에 대한 메시지가 전혀 없었던 이 대표가 오늘(17일) 복귀하는 당무회의에서 어떤 발언을 할지 국민들의 눈과 귀가 쏠려 있다.

이 대표 피습 사건 전까지 당시 국내 주요뉴스 중 하나가 '의료전달 체계 개선과 원격의료, 기초 의료과의 지원, 의대 정원 확대, 지방 의료 활성화' 등 의료보건정책이 큰 사회적 이슈가 되었다.

그러나 이 대표 피습사건으로 수면 아래로 내려가는 듯 했지만 오히려 이와는 반대로 지방의료 문제 이슈가 더욱 커졌고, 지방 부산대병원 의료술의 무시, 헬기 이용 등 특혜 논란 속에 어제(16일)는 민주당 의원들과 당직자 등이 국회에서 은폐수사 규탄 정부 규탄대회까지 열었다.

국민들은 하루하루 살기가 빠듯한데 '1.5cm가 찢어졌느니, 2cm가 맞느니, 1cm였느니' 경찰 수사와 관련, 정치화하고 있다.

국민들은 정확히 몇 센티미터인지 궁금해하지 않는다.

대전시 유성구 용계동 57살 양 모씨는 "빨리 완쾌되는 것이 중요하지 그게 뭐가 그렇게 중요한지 모르겠다"면서 "'열상? 창상? 자상?'에 대한 공방이 이는데 열상이면 아무것도 아니고 자상이면 큰일 나는 것인지 나 자신보다 생각이 못한 수준"이라고 혀를 찬다.

의사들은 환자를 놓고 서로 다투지 않는데 한쪽의 발표(서울대병원)에 부산대병원에서 바로 반박이 나온 것은 보기 드문 일이었다.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는 보건복지부로부터 4년 연속 최고인 A등급을 받았고 수술 경험도 서울대병원보다도 월등히 많고 유능한 혈관 외과 의사 3명에 수술 준비가 다 되어있는 상태였다고 반박한 것.

그러나 환자 측(정청래 민주당 의원)에서는 물론 급한 상황에서 나온 에드리브였겠지만 '잘하는 병원'으로 가기 위해서 서울대병원으로 전원을 원했다고 한다.

이와 함께, 헬기 이송이 문제가 되니까 환자 측에서는 병원에서 결정한 문제라 모른다고 했고, 부산대병원에서는 바로 헬기 이송이 가능한지만 확인했고 부산대병원에서는 헬기를 요청한 적이 없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서울대병원도 헬기로 이송한다는 것은 전혀 모른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헬기는 유령이 불렀나?

정말 이 대표의 상태가 촌각을 다투는 상황이었으면 당연히 부산대 응급센터에서 수술을 했을 것이다. 

서울대병원으로 갈 시간도 없고 의료진도 헬기에 탑승하지 않았는데, 혹시나 전원하다가 사고 날 가능성이 훨씬 크다는 것이 의료진의 의학적인 판단이다.

따라서, 이 대표는 일단 촌각을 다투는 심각한 상황이 아니라는 '의학적인 판단'이 나온다.

특히, 이 과정에서 "더 잘하는 곳에서 해야 후유증이 적고 좋지 않겠나"는 말이 나왔다고 하니 나머지는 대충 짐작이 간다. 

만약 충남대병원에서 부산대병원 같은 사례가 발생했다면 충남대병원 위상은 어떻게 됐을까?

충남대병원 응급실의 한 의사는 "일반 환자라도 서울지역 병원으로 전원을 요청할 때가 있는데 당연히 거부할 수가 없지만 그 대신 환자나 보호자에게 '이 정도면 서울까지 가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한다"고 한다.

그러면 바로 의사에게 "당신이 책임질 수 있나?"면서 버럭 소리를 지른다는데 하물며 야당 대표 측에서 서울대병원에 가고 싶다고 하는데 "안됩니다. 여기서 수술하셔도 충분하다"라고 말하는 의사가 있을까?

충남대병원 응급센터에서 "우리는 지방으로 못하겠으니 무조건 서울로 가세요"라고 떠밀까?

서두에서도 지적했듯이 부산대병원 응급센터는 규모나 인력 면에서 최소한 서울대병원 응급실보다는 훨씬 더 크다. 

권역 응급센터로 부산과 울산, 경남지방 응급환자를 모두 커버, 사고에 대한 숙련도가 서울대병원 응급실 보다 높으면 높았지 못하지 않다는 것.

한 정치인은 자신의 마음이 얼마나 바다처럼 넓으신지 "의전 서열 8위의 야당 대표를 헬기로 이송한 것이 뭐가 문제냐"고 했는데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평일에도 지방에서 고속열차를 타고 서울 대형병원으로 진료를 보러 가는 환자들로 넘쳐난다. 

지방에서 오는 환자가 오죽 많으면 병원의 셔틀버스가 기차역에서부터 손님(?)을 실어 나르겠는가!

그렇다면 이런 현상이 당연하거나 국민을 위한다는 정치인이 스스로 서울을, 그것도 대학 서열화처럼 서울대병원을 콕 집어 외치고 지방시대라면서 권유해야 하는 일인가?

필자는 고향이 서울이고 대학원을 제외한 모든 학교를 서울에서 나왔고 올해로 대전사람이 된 지 47년째로, 경부TG에서 고속도로를 주행하다 대전 팻말이 나오면 그렇게 마음이 편할 수가 없다.

대전이 이젠 마음속으로도 완전히 나의 고향으로 자리 잡았다. 

'황반변성'으로 걱정할 때 주위에서는 이 대표와 마찬가지로 서울로 추천하는 지인도 있었고, 지난해 연말 아내의 대수술 때도 서울 대형병원을 권유하기도 했지만 결론은 충남대병원과 건양대병원이었다.

최고의 의술로 지금도 고마울 뿐이다.

물론 환자 입장에서도 서울의 대형병원에서만 치료가 가능하거나 최소한 더 좋은 결과의 기대는 인정하고, 특히 희귀질환은 대부분 환자가 서울에 몰려 서울의 대형병원이 경험을 많이 축적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사건에서 서울대병원이 발표한 정도의 상태가 '경험 많고 유능한' 서울대병원 의사가 아니면 수술이 어려웠을까? 

정치적으로 유능한 이재명 대표가 처음부터 특혜 논란을 없애기 위해 "부산대병원에서 치료받고 회복해서 너무 좋고 감사하다. 걱정해 주신 국민들, 특히 부산대병원에 감사드린다"고 했으면 민심은 어떻게 됐을까?

"헬기 기다리고 몇 시간이나 걸려 서울로 가지 않겠다. 아프다고 무조건 서울로 갈 필요는 없다"고 한마디 했다면 어땠을까?

오늘(17일) 특혜 논란과 관련한 당무회의 주재 첫 일성(一聲)이 궁금하다.

박붕준 작가 캐리커처
박붕준 작가 캐리커처

작가 박붕준은 경희대학교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하고 강릉 MBC, 대전 MBC TV&라디오 뉴스 앵커, 보도국장 역임 후 정년퇴임 했습니다.

퇴임 후 대전과학기술대학교 광고홍보과, 교양교직과에서 11년간 석좌교수로 후학을 양성하다 지난해 2월말 퇴임 하였습니다.

현재, 대전교통방송 '박붕준 교수의 대전토크' 코너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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