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헤럴드 박상민 기자] "정말 웃기는 자장면이네요! 소주 공장도 출고값이 오를 땐 재빨리 올리더니 왜 모르쇠로 일관하는지..."

새해를 맞아 소주 생산업체 출고가 인하로 대형마트와 동네 편의점 등 소주 가격이 병당 2-300원 일제히 내려 판매되고 있고 음식점에도 내린 가격으로 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대전 둔산을 비롯한 유성 등 시내 중심 식당가는 지난해 10월, 제조업체의 소줏값 출고가 2-300원 인상에 맞춰 신속히 병당 1000원씩 올렸다.

그러나 서민 경제 안정을 위해 정부가 제조업체에 환원을 권유, 새해부터 종전의 공장도 가격으로 인하, 병당 1000원 인상의 명분이 사라져 식당가도 환원이 정상이지만 이를 외면,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일부 식당들은 올해 최저임금과 재료값이 모두 올랐고 소줏값 인상에 인건비와 관리비 등이 포함돼 소주 출고가가 내렸다고 다시 내리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것.

대전시 서구 둔산동 유명 음식점에서는 가격이 대부분 병당 5000~6000원을 받고 있고, 일부 일식당은 7000원에 팔고 있다.

이 가격은 지난해 소주 제조업체가 공장 출고가를 2-300원 올린 이후 음식점들은 약속이나 한 듯 1000원에서 2000원을 일제히 올린 후 그대로 받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말 국산 증류주와 수입산 주류 간 과세 형평을 위해 국산 증류주 과세 방식에 기준 판매 비율을 도입했고, 이에 맞춰 국내 주류 업체들은 소주 출고가를 내렸었다. 

이에 따라 새해부터 대전지역 주요 편의점에서는 병당 판매가를 200~300원씩 내려 360mℓ 기준으로 소주 종류에 따라 2100원에서 1800원으로 낮아졌다.

그러나 대전 중심가 음식점에서는 공장 출고가 인상 전 가격으로의 환원에도 불구하고 대전시가 지정한 착한가게조차도 모르쇠로 일관, 정부의 물가 안정 노력을 비웃는 등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전시 유성구 봉명동 대학생 A씨는 "원가가 오를 때 가격을 올린다면 내려갈 땐 당연히 내리는게 맞지 않냐"면서 "공장출고가 소줏값이 오른다는 뉴스가 나오기 무섭게 술값을 올리더니 왜 눈을 감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대전시 서구 둔산동 B씨는 "직장 후배들과 모임을 하면서 소주를 곁들이게 되지만 소비자들이 말없이 사 먹으니 무시하고 얕보는 것 같다"면서 "해당 음식점 이용을 거부해야 시정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대부분 음식점은 소주 출고가가 오를 때마다 인건비, 식자재 가격 인상분을 등을 더해 소줏값을 1000원씩 인상해 왔다. 

지난 2019년에도 주류업체가 소주 출고가를 올리자 지역 음식점들은 소줏값을 3000~4000원에서 4000~5000원으로 올렸고, 2022년에도 국내 점유율 최대 업체가 공장출고가를 1166.6원으로 85.4원(7.9%) 올렸을 때 또 일제히 소줏값을 올렸다.

자영업자들은 주류 가격이 인건비, 가스비 등 식당 운영비와 연결되고 식품 재료비 인상에도 음식값 인상 대신, 소주 가격을 올리는 방식으로 운영, 소줏값 인하는 어렵다는 반응이다.

그러나 시민들은 식당 메뉴판을 보면, 음식값도 천 원씩 올렸고 소줏값도 올렸는데 음식값을 올리지 않고 소줏값만 올렸다는 얘기는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다.

대전시 둔산동 유명 음식점을 운영하는 점주는 "고객들의 불만을 이해하지만 올 들어 최저임금도 올랐고 재료값도 전부 올랐다"며 "소주 출고가가 내려갔다고 판매가를 내리는 건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대전도 상권마다 평균적인 소줏값이 형성되면서 "특정 식당이 독자적으로 가격을 내리면 주변 식당들의 눈총을 받아 눈치를 보면서 장사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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