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코로나 확진자 현황과 관련된 공식 발표를 중단한 지 5개월이 지나면서 언론 관련 보도도 거의 자취를 감추면서 코로나 공포에 대한 경각심이 사라지고 있다.

지난해 8월 31일 정부가 코로나 감염병 등급을 가장 낮은 단계인 4급으로 하향 조정하며 코로나 검사비 무료화도 중단되면서 코로나 유사 증상을 느껴도 검사를 기피, 최근에는 전국 입원환자 중 코로나 환자가 독감 환자보다 오히려 더 많다는 것.

지난 2020년 1월 20일 국내 첫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어느덧 4년이 흘렀으나 확진자는 여전히 대거 나타나는 현재진행형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부터 확진자가 다시 늘기 시작, 전국에서 매주 5000명 대의 새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이 수치는 전국 527개 의료기관의 표본 집계인 점을 볼 때 신고하지 않거나 감기인 줄 알고 지나치는 사람들까지 고려하면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이 확실시된다.

대전시도 지난해 9월부터 15곳의 병원을 표본 지정, 일주일에 한 차례 코로나 환자 수치를 집계하고 있는데 매주 평균 150여 명 이상의 신규 코로나 환자가 발생하는 등 대전지역 표본 조사 병원에서만 매월 평균 600여 명 이상이 신규 확진되고 있는 현재 진행형이다.       

스위스 다보스포럼에 참석했다가 귀국한 한덕수 국무총리도 지난달 21일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아 확진 엿새 후인 27일에야 정상 업무에 복귀했을 정도다.

4년간 국민의 70%가량인 3450만 명이 감염되고 3만 5천 여명의 사망자를 낸 코로나 대유행 시절 그토록 갈망했던 평범한 일상생활의 귀중함을 잊고 있다.            

외출해 돌아오면 손도 잘 씻고 식당에서 비말로 조용히 속삭이던 모습도 거의 사라졌다.

인간을 보통 '망각의 동물'이라고 얘기하는데 독일의 유명한 시인이자 철학자인 니체도 같은 말을 남긴 것을 보면, 일상생활에서도 건망증이 심한 사람을 쉽게 찾을 수 있어 틀린 비유가 아님을 실감할 수 있다. 

기억을 자주 잃어버려 크고 작은 실수가 잦은 사람들은 자책할 수도 있지만 지난 일을 잘 잊는 것이 오히려 축복일지도 모른다. 

살면서 크게 슬펐거나 고통스러웠던 경험이 생생하게 생각나고 쉽게 잊히질 않는다면 삶이 얼마나 힘들까!

더욱이 끔찍하고 아픈 사건·사고의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환자는 두말할 나위가 없다. 

상처가 깊은 과거는 빨리 잊는 것이 정신건강에 이롭지만 온 국민이 망각하지 말아야 할 중요한 것은 지금도 코로나19가 진행형이라는 사실이다.

대전시티내과 원장 이재익 박사는 "코로나19가 소멸된 것이 아니라 다른 팬데믹이 주기적으로 도래, 유행할 전망"이라면서 "요즘은 호흡기 증상이나 구토, 설사와 같은 소화기 증상이 동반되는 인플루엔자 A형과 B형이 동시에 검출되고 있어 주의해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우리는 모두가 사상 처음 겪은 엄격한 사회적 거리두기와 격리 생활 속에서 마음껏 거리를 활보하고 자유롭게 모임을 할 수 있는 날을 학수고대했던 날을 잊은 건 아닌지...

맑은 공기와 햇빛처럼 소중한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은 것은 가족은 물론 주위 사람들과 화합하며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다음 팬데믹이 또 오는 것은 매우 자명한 이치로 더 중요한 것은 반복되는 유행에서도 기침 예절 등 언제나 이의 대응을 위한 차분한 대비를 갖추는 것이 아닐까?

박붕준 작가 캐리커처
박붕준 작가 캐리커처

작가 박붕준은 경희대학교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하고 강릉 MBC, 대전 MBC TV&라디오 뉴스 앵커, 보도국장 역임 후 정년퇴임 했습니다.

퇴임 후 대전과학기술대학교 광고홍보과, 교양교직과에서 11년간 석좌교수로 후학을 양성하다 지난해 2월말 퇴임 하였습니다.

현재, 대전교통방송 '박붕준 교수의 대전토크' 코너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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