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충남도청 기자 간담회…“경험 풍부한 이인제, 도지사 능력 충분”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1일 9년 만에 충남도청을 방문해 "충청대망론'은 아직 살아있다"고 강조했다.

이명박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에 도지사직을 사퇴한지, 9년 만에 충남도청을 찾은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충청대망론’에 다시 불을 지폈다. 특히 자신이 정계를 은퇴하지 않았음을 강조하며 정계복귀를 본격화 했다.

이 전 총리는 1일 충남도청 출입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충청인들에게 두 가지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전제한 뒤, “우선 안 전 지사의 사태로 충청인은 마음의 상처를 입었고, ‘충청대망론’도 끝난 것처럼 여겨지고 있는데, ‘충청대망론’은 살아있다는 걸 말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누가 불을 붙일지는 모르겠다. 제가 될 수도 있고 후배 정치인이 될 수도 있다. 후배 중에 훌륭한 사람이 있다면 정파를 떠나 그 불을 붙일 수 있도록 내가 도와주겠다”며 “그래서 충청인들이 희망을 갖고 다시 한 번 열심히 일어날 수 있도록 강력한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계속해서 그는 “두 번째는 전 아직 은퇴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아직 60대며, 21대 총선에 가도 60대다. 아직 젊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나 메르켈 독일 총리도 60~70대”라면서 “우리나라만 유독 ‘올드보이’라고 부르는데, 우리 모두 부모님들의 삶의 궤적을 존경해오지 않았는가. 마찬가지다. 연륜과 경륜이 적절히 조화돼야 사회가 발전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전 총리가 차기 유력한 한국당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만큼 당권 도전여부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그는 당권 도전을 거론할 상황이 아니라고 일축했지만, 남북정상회담 평가에서는 혹평을 쏟아낸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달리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으면서 대립각을 형성했다. 지방선거 이후 전당대회를 위한 포석으로 읽힌다.

먼저 이 전 총리는 당권 도전에 대해 “홍준표 대표가 굳건히 지키고 있는데 지방선거를 앞두고 흔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지금은 그런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옳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그렇지만 남북회담 평가에 대해서는 “지난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의 정상회담 때 유일한 보수 측 인사로 혼자 참가한 적이 있다”며 “그 경험을 바탕으로 봤을 때 이번 회담은 남북의 평화와 번영, 나아가 통일을 염두에 둔 ‘진일보한 회담’이라는 점을 부인하면 안 된다”고 홍 대표와 상반된 견해를 보였다.

홍준표 대표와 엇갈린 남북정상회담 평가…당권 노린 포석?

당권 도전 여부에 대해서는 "지금은 거론할 때가 아니다"라고 일축한 이 전 총리는, 남북정상회담에 대해서는 "진일보한 만남"이라며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대립각을 형성했다.

이어 “다만 그동안의 남북 간의 경험을 토대로 봤을 땐, 단계별 계획이 이행되는 문제를 철저하고 치밀하게, 냉정하고 이성적으로 바라봐야 한다”면서 “비핵화 문제 역시 당장은 두 정상 간에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확답할 수 없다. 북미 정상회담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홍준표 대표의 “남북합장 위장평화쇼” 발언에 대해서는 “답답한 마음에 잘 해보자는 충정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홍 대표가 일부 우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과정에서, 워낙 표현이 강하다 보니 그런 것 같다”고 해석했다.

또 이인제 충남도지사후보의 경쟁력과 관련해서는 “제가 도지사로 취임했을 때 이전 심대평 지사의 이례적으로 비서실 직원을 그대로 채용했다. 혹여나 시행착오를 막기 위한 조치였다. 그만큼 도지사는 예행연습이 아닌 막중한 자리”라며 “이인제 후보의 경우 6선의 정치경력과 노동부 장관, 경기지사를 역임했다. 시야와 경륜에서 (다른 후보와) 조금 다를 것”이라고 비유했다.

그리고는 “아직은 선거판세를 논하기는 좀 이른 감이 있다. 워낙 남은 변수가 많기 때문에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면서 “대충 느낌으로는 충청도의 성향을 봤을 땐, 차이가 나도 6~8% 정도의 차이에서 결정이 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밖에 충남도청 청사에 대해 “제가 구상했던 도청과 거리가 있다. 3만 그루의 안면송이 어우러지는, 8개 연합대학이 구성되는 도청을 구상했는데 잘 안돼서 아쉽다”면서도 “(내포신도시) 개발도 조금은 산만하지 않나 생각된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고생을 많이 한 공무원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고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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