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헤럴드 박상민 기자] 60-80년대 초 대한민국 신혼여행의 성지였던 유성온천!

1990년대 중반, 관광특구로 지정되며 활황을 이루었던 유성온천 지역에서 108년간 운영해 왔던 대표적 향토 호텔인 유성호텔이 한 달 후인 3월 31일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지난 1915년 문을 연 유성호텔은 국내 온천관광의 상징으로, 1970년대부터 80년대 초까지 신혼부부들과 정치인들도 즐겨 찾는 곳이었다. 

이승만 박사가 해방 후 미국에서 돌아와 부인 프란체스카 여사와 함께 유성호텔에 머물렀고 국내 정치인들도 자주 들렀다.

전 객실에 천연 라듐 온천수가 공급되는 유성호텔은 폐업 한 달을 앞두고 전 객실 냉장고에 바나나우유를 비치하면서 자체 제작한 '그때 그 시절 100년'이라는 글귀를 부착, 투숙객들에게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유성호텔의 아쉬움을 함께하고 있다.        

지난 2002년 중반 매각된 것으로 알려진 유성호텔이 오는 3월 30일 마지막 1박2일 손님을 받고 31일 오후부터 문을 닫는다는 소식에 대전시민들의 아쉬움이 교차하고 있다.

호텔 영업이 종료되면 이 부지에 '숙박'과 '온천' 등 용도의 주상복합 건물이 들어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유성호텔은 시설 노후화로 인한 경쟁력 약화와 코로나19 거리두기로 인한 매출 급감 등이 결정적인 타격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994년 8월 관광특구로 지정된 유성온천은, 당시 이곳에만 통행금지가 없어 전국에서 연간 1천만 명의 관광객들이 몰려 '제2의 라스베가스'라는 호칭으로 큰 호황을 누렸다.

그러나, 트렌드 변화와 관광특구 지역 증가 등 복합적 요인으로 발길이 줄면서 지난 2021년부터는 유성특구를 찾는 관광객이 연 100만 명 이하로 쪼그라드는 등 관광 기능이 상실되면서 상권도 위축, 폐업까지 이르게 됐다. 

유성호텔이 108년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면서 이에 앞서 지난 2017년 폐업한 5성급 리베라호텔과 2018년에 폐업한 3성급 아드리아호텔, 2021년 5월부터 현재까지 휴업 중인 레전드호텔까지 유성 온천지역 호텔들이 줄줄이 문을 닫고 있다.

이처럼, 관광 인프라가 송두리째 흔들리면서, 한때 1000만 관광객으로 붐볐던 유성 관광특구는 온천관광 휴양지라는 정체성을 잃으면서 호텔 대신 주상 복합아파트나 도시형 생활주택 등 주거용 건물이 대거 들어서고 있다.

결국, 호텔 폐업의 도미노는 관광산업 기반의 붕괴를 수반하면서 타 도시와 달리 서비스업 비중이 높은 대전의 경제 위기가 더 심화될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으로 대전시와 관할 유성구청의 특단 대책이 강구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편, 유성에는 '신세계아트앤사이언스'가 운영하는 총 171개 객실의 5성급 '호텔 오노마'가 들어섰으나 입지가 유성온천 지역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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