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지도부는 요즘 모임에 예민해있다. 지난달 6.13 지방선거 참패 후 지난달 28일까지 의원총회를 열었지만 친박(친 박근혜)계와 비박(비 박근혜)계간에 언쟁과 고성으로 끝났기 때문이다.

같은당 심재철 의원을 비롯한 당 소속 14명의 의원들이 4일 김성태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에게 의원총회 소집을 요청했다.

심 의원 등은 의총을 열어 김 권한대행의 거취와 관련해 유임 혹은 사퇴를 결정짓는 투표를 제안할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김 대행 등 비박계 의원들은 모여봤자 계파싸움만 할 것이라며 긍정적 답변을 내지 않고 있다.

앞서 심 의원은 지난 3일 당 소속 의원들에게 서신을 보내 "선거 참패 이후 당이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다양한 의견이 있다"며 "비상대책위원장이 누가 되느냐에 대한 관심과 비대위의 권한과 역할, 활동 기간 등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전당대회는 어떻게 되는지 등 당내의 여러 의견이 수렴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며 "금주 중에 의총을 소집해 달라고 원내대표에게 요청했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친박계 인사들은 김 대행은 6.13 지방선거 책임론을 때문에 퇴진을, 비박계 좌장인 김무성 의원은 옛 새누리당 공천파동 등의 책임론 때문에 탈당을 요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충청권내 초.재선 의원을 물론 중진의원 일부가 4일 당내 비박계 좌장인 김무성 의원의 퇴진을 촉구하고 나섰다.

충청권내  한국당 초.재선 의원을 물론 중진의원 일부가 4일 당내 비박좌장인 김무성 의원의 퇴진을 촉구하고 나섰다. 우측상단부터 정우택 이장우 김태흠 정용기 성일종 이은권의원[사진=김무성의원 페이스북. 연합뉴스]
충청권내 한국당 초.재선 의원을 물론 중진의원 일부가 4일 당내 비박계 좌장인 김무성 의원의 퇴진을 촉구하고 나섰다. 우측 상단부터 정우택, 이장우, 김태흠, 정용기, 성일종, 이은권의원[사진=김무성 의원 페이스북. 연합뉴스]

모두 한때 친박계로 분류되던 의원들이다.

재선인 이장우(대전 동구), 김태흠(충남 서천.보령) 의원은 의총이 열리지 않아서인지 김무성 전 대표를 향한 강한 비판과 함께 탈당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장우 의원은 "김무성 전 대표의 큰 결단을 촉구한다"는 성명서를 통해 "6.13 지방선거에서 당이 국민으로부터 따끔한 회초리를 맞아 또다시 창당이후 최대위기에 처했다"면서 "지방선거 참패후 거의 한달이 지났지만 나락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한국당 이장우 의원의 성명[사진=이장우의원 페이스북]
한국당 이장우 의원의 성명[사진=이장우 의원 페이스북 켑쳐]

그는 "국민의 성난 분노를 보면서 하루속히 우리당이 뼈를 깎는 혁신과 개혁을 통해 다시 태어나도 시원찮은 판에 당내 상황은 아타까움을 넘어 비통하다"고 말했다.

이어 "김무성 전 당 대표야말로 지금의 우리 당이 처한 위기에 적지 않은 책임을 져야 할 장본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 때 당 대표와 집권여당 대권 후보군 중 한 분이셨던 김무성 전 당 대표의 '공천권 문제를 거론하기 전에 책임부터 져야 한다', '미래를 논하고 상대를 비판하기에 앞서 자신의 잘못을 되돌아보고 반성을 해야 한다', '모두 자중자애하면서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미래를 이야기하자'는 등 사려 깊지 못한 언행이나 처신이 또다시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김무성 의원에 대한 6가지의 문제를 조목조목 게시한뒤 "김 전 당 대표는 당의 혁신과 개혁을 위해 총선 불출마를 뛰어넘어 자유한국당의 미래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큰 결단을 해주실 것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김태흠의원의 입장문[사진=김태흠의원의 페이스북 켑처]
김태흠 의원의 입장문[사진=김태흠 의원 페이스북 켑처]

김태흠 의원도 이날 '김무성 전 대표 발언에 대한 견해'라는 입장문에서 "김무성 전 대표가 자신은 계파수장이 아니라고 구구절절이 변명만 했다"고 서두를 꺼낸 뒤 "비박계 수장 역할을 한 것은 하늘, 땅이 알고 국민이 다아는데 아니라고 하는 것은 억지이자 말장난"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정에서 자신을 따르는 의원들을 모아 탈당을 했고, 탄핵을 주도적으로 압장섰다"며 "이후 탈당파 의원들을 규합해 복당했고, 복당파 의원들과 꾸준히 긴밀한 유대를 가져왔다"고 꼬집었다.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는 한국당 김무성 의원[사진=연합뉴스]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는 한국당 김무성 의원 [사진=연합뉴스]

그는 "박성중 의원 메모 사건으로 큰 논란을 야기했던 복당파 모임도 그 연장선에서 이뤄진 것이고 김 전 대표 역시 그 자리에 참석했다"면서 "거기서 친박 의원들의 이름이 거명되면서 ‘친박 목을 친다’ 등의 무시무시하고 당 화합을 거스르는 발언이 난무했음이 만천하에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 때 당 대표를 맡았던 사람으로서 난파선이 되어 갈피를 못 잡는 당에 혼란만 가중시켰다면 당을 위한 희생과 결단을 하는 것이 도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성일종(충남 태안.서산)·이은권(대전 중구)의원 등 같은 당 충청권 초선의원들도 김무성 의원의 사퇴를 재요구했다.

이들은 같은 당 김규환, 김순례, 윤상직, 이종명, 정종섭 등 초선 의원들과 함께 성명서를 내고 “구시대의 매듭을 짓고 새 인물들이 미래의 창을 열 수 있도록 책임져야 할 분들의 아름다운 결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성명서에서 이들은 “국민의 지지를 받으려면 인적 쇄신이 먼저라는 것을 왜 모르느냐”면서 김 의원을 겨냥했다.

한국당 김무성의원이 지난달 18일 지역구인 부산 영도구 당원들에게 당협위원장을 사퇴하겠다는 SNS글[사진=김무성의원 페이스북 켑처]
한국당 김무성 의원이 지난달 18일 지역구인 부산 영도구 당원들에게 당협위원장을 사퇴하겠다는 SNS글 [사진=김무성 의원 페이스북 켑처]

성일종 의원의 경우 의원총회 등에서 공개적으로 김무성 의원에게 탈당을 요구해 왔다.  

성명에서 “정치 행위에 대한 시대의 판단은 국민이 내리는 것이라면 책임에 따른 진퇴는 지도자의 몫”이라며 “공천권 문제를 거론하기 전에 책임부터 져야 한다. 미래를 논하고 상대를 비판하기에 앞서 자신의 잘못을 되돌아보고 반성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개혁 안 해본 게 있느냐, 당명까지 바꿨다. 사람 정리만 못했다. 정치판 기득권 세력의 저항이 실패의 원인”이라고 지적, 상징적 인적 쇄신의 요구조차 ‘내부 총질’이니 ‘계파싸움’이니 하는 말로 왜곡하며 덮고 묻으려 한다”고 비난했다.

충북 청주시 서원구가 지역구인 정우택 의원도 김무성 의원에게 보수 분열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보수 미래 포럼 3차 세미나’에서 “친박계의 좌장 서청원 의원이 보수 맏형으로서 (지방선거 참패 등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지고 물러난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보수 분열을 야기한 김무성 의원도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행사에서 정용기 의원(대전 대덕구)도 "김무성 의원 본인은 계보를 만들지 않았다고 하는데 김 의원은 대표 시절, 본인에게 충성하는 사람들로 당직을 임명했고, 그분들이 탈당했다가 유승민 의원과 갈라져서 복당한 것"이라면서 "박성중 메모 사건 때 모였던 사람들도 그분들이다. 이게 계보가 아니면 뭐가 계보냐"고 비판했다.

김무성 의원은 앞서 지난달 17일 차기 총선에 불출마를 선언한뒤 이틑날인 18일 부산영도구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직을 사퇴했다.

이어 지난 2일 "당 대표 시절 계보도 만들지 않았고,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을 흔들리지 말라"고 밝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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