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운 일이다. 당혹스런 일이다. 3류소설도 아니고, 군사작전도 아니다. 20여 명의 추석 귀성객을 태운 무면허 고속버스 기사가, 그것도 만취 상태에서 서울에서 부산 근처까지 4백여㎞를 운전했다.

물론 신고받은 경찰에 적발돼,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 했던 위기를 가까스로 넘겼다.

이 운전기사는 명절을 맞아 금호고속과 임시운송계약을 맺은 부산의 관광버스 업체에서 일한 김모 씨(59).

20여 명의 추석 귀성객을 태운 무면허 고속버스 기사가, 그것도  만취 상태에서 서울에서 부산 근처까지 4백여㎞를 운전했다.[사진=ytn켑처]
20여 명의 추석 귀성객을 태운 무면허 고속버스 기사가, 그것도 만취 상태에서 서울에서 부산 근처까지 4백여㎞를 운전했다.[사진=YTN켑처]

사고 내용은 이렇다.
김 씨가 서울 강남 고속버스터미널에서 귀성객들을 태우고 부산으로 출발한 건 새벽 1시 25분.
서울→천안→대전을 거쳐 3시간 반쯤 지나 경북 경주 나들목 근처에서 김 씨가 운전하는 버스가 차선을 물고 비틀거리며 달린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출동한 경찰관이 버스를 세우고 김 씨에 대해 음주 측정 결과, 혈중알코올농도 0.165%의 만취 상태였다.

신고된 내용보다 상태가 더 당혹스러웠다.

경찰 조사결과 김 씨는 만취에서 20명이 넘는 승객을 태우고 4백km에 달하는 고속도로를 달린 것이다.

여기에다 김 씨는 지난해 면허가 취소돼 무면허 상태였다.
경찰 관계자는 "어제(21일) 찾아와서 '용돈 좀 벌자'면서 '일거리 없냐'고 금호고속으로 찾아왔다더라"면서 "(금호고속은)당연히 지금도 면허가 있는 줄 알고 일거리를 줬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명절을 맞아 금호고속과 임시운송 계약을 맺은 부산의 관광버스 업체는 김 씨가 아는 사람이라는 이유로 면허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와함께 "귀성 승객이 크게 느는 추석과 설 명절에 고속버스들이 임시로 긴급 투입되는 만큼 버스회사의 허술한 인력 관리에 대한 점검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충청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