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독수리의 매서운 맛은 23일이다.

23일 2패 뒤에 값진 승리로 1승 2패로 꺼진 불을 살린 한화이글스.사진은  지난 20일 오후 대전시 중구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넥센 히어로즈 대 한화 이글스의 2차전에서 5대7로 패한 한화이글스 선수들이 팬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3일 2패 뒤에 값진 승리로 꺼진 불을 살린 한화이글스. 사진은 지난 20일 오후 대전시 중구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넥센 히어로즈 대 한화 이글스의 2차전에서 5대7로 패한 한화이글스 선수들이 팬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화의 한용덕 감독은 5차전을, 넥센의 장정석 감독은 4차전을 예고했던 만큼 23일 4차전은 운명의 한판이 될수 있다.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릴 4차전은 한화는 박주홍, 넥센은 이승호를 선발투수로 내세운다.

앞서 22일 한화 이글스는 2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승제) 3차전에서 3-3 동점이던 때 간판인 김태균(36)의 한 방이 시들해진 '가을 야구'를 살렸다.
그는 9회 초 1사 1루에서 우중간을 가르는 대형 2루타를 터뜨려 4-3 승리를 이끌었다. 한화가 포스트시즌에서 이긴 건 2007년 10월 12일 삼성과의 준PO 3차전에서 승리한 이후 4028일(11년 20일) 만이다.

2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넥센과 한화의 경기.9회초 1사 1루 상황에서 한화 김태균이 1타점 2루타를 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넥센과 한화의 경기. 9회초 1사 1루 상황에서 한화 김태균이 1타점 2루타를 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1·2차전을 내줘 벼랑 끝에 몰려 위기감과 압박감에 움추려들었던 한화는 경기 막판 김태균의 천금 같은 역전타에 힘입어 기사회생했다.
김태균의 경우 올 시즌 부상으로 겨우 73경기밖에 뛰지 못했다. 타율 0.315, 홈런 10개를 기록했으나, 이름값에 미치지 못했다.

2011년 한화 입단 후 줄곧 팀의 간판타자로 활약한 김태균은 급기야 준 PO 1·2차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타격 컨디션이 썩 좋지 않은 탓도 있었으나, 한 감독이 젊은 선수들로 팀을 구성하려는 의지 때문이었다.
지난 19일 1차전 5회 2사 만루에서 김태균은 나왔지만 3구삼진을 당하며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그러다 2차전에서는 대타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한 감독은 준PO 1.2차 경기를 모두 내주자 4번·지명타자를 맡았던 이성열은 그대로 4번으로 나왔지만, 좌익수로 나왔다. 대신 좌익수로 내보냈던 최진행을 빼고 김태균을 5번·지명타자로 내보냈다.

2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넥센과 한화의 경기.9회초 1사 1루 상황에서 한화 김태균이 1타점 2루타를 치자 관중들이 환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넥센과 한화의 경기. 9회초 1사 1루 상황에서 한화 김태균이 1타점 2루타를 치자 관중들이 환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김태균은 3차전에서 0-0이던 2회 초 첫 타석에서 넥센 선발투수 브리검의 초구를 때려 좌전안타를 만들었다. 이후 두 타석에서 범타와 삼진에 그쳤으나, 김태균은 초구부터 공격적으로 방망이를 휘둘렀다. 좀처럼 초구를 공략하지 않는 김태균은 공격 패턴을 바꾸며 상대를 압박한 것이다.
김태균은 9회 초에도 바뀐 투수 이보근의 초구를 노려쳐 결승타를 날렸다. 타구는 우중간을 시원하게 갈랐다. 이를 노려 1루 주자 이성열은 사력을 다해 2루와 3루를 거쳐 홈까지 내달렸다. 2루에 선 김태균은 쑥스러운 듯 미소를 지었다.

이번 시리즈에서 처음 보인 웃음이었다. 결승타를 포함해 4타수 2안타를 때린 김태균은 준PO 3차전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기세를 올린 한화는 막판 위기도 잘 막았다. 8회 1사부터 마운드에 오른 한화 클로저 정우람의 호투에 김태균의 노련미로 실점 없이 경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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