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안 가는 등받이와 바닥에만 부착 된 임산부 배려석 표시

일반석 색상과 동일한 대전지하철 임산부 배려석 [사진=충청헤럴드 박상민 기자]
일반석 색상과 동일한 대전지하철 임산부 배려석 [사진=충청헤럴드 박상민 기자]

[충청헤럴드 박상민 기자] 대전지하철 임산부 배려석 명칭을 지정석으로의 강화 필요성 여론 속에 좌석 색상이 일반 승객 좌석과 같아, 일반 승객들이 모르고 착석하는 사례가 잦은데도 안내문 부착에만 그치는 등 수수방관, 빈축을 사고 있다.

지난 2012년 대전시가 임산부의 이동권 편익을 위해 대전지하철에 임산부 배려석을 처음으로 도입한 뒤 2년 후에는 서울시 등 전국 모든 도시철도와 공항열차까지 확대되는 등 임산부 배려 선도 도시의 위상을 뽐냈다.

대전지하철은 현재, 첫 번째와 두 번째 객차 일반석 끝 자리에 각각 2개씩 모두 4개의 좌석을 임산부 배려석으로 운영하고 있고, 22곳의 승강장에도 임산부석 위치를 눈에 띄게 표시하고 있다.

대전지하철 승강장 스크린도어에 표시된 임산부 배려석 [사진=충청헤럴드 DB]
대전지하철 승강장 스크린도어에 표시된 임산부 배려석 [사진=충청헤럴드 DB]

그러나 정작 열차 내 임산부 배려석은 7명이 착석할 수 있는 일반석 좌석 끝으로 배정 후 좌석 등받이와 바닥에만 분홍색의 '임산부 배려석' 표지만 부착했을 뿐 좌석 색상은 일반석인 청색 색상과 전혀 차별화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임산부 배려석에 탑승한 승객들은 좌석 색상이 일반석 색상과 똑같은 나머지 이를 모르고 착석, 열차 바닥을 자세히 보지 않을 경우 영문도 모른 채 주위의 따가운 시선도 의식할 수 없는 상황이다.

대전시민 A 씨는 “임산부를 우대해야 한다”면서도 ”열차에 오를 때 대부분 빈 좌석 여부를 살펴볼 뿐, 바닥을 보고 승차하는 사람들이 과연 얼마나 되겠느냐! 임산부석에 앉아도 바로 스마트폰을 보기 때문에 모르고 착석한다“면서 대전교통공사의 탁상행정을 탓하고 있다.

좌석 위쪽에 부착된 임산부 배려석 표시 스티커 [ 사진=충청헤럴드 박상민 기자]
좌석 위쪽에 부착된 임산부 배려석 표시 스티커 [ 사진=충청헤럴드 박상민 기자]

시민 B 씨도 “임산부 배려석을 바닥이나 등받이 색상처럼 똑같은 분홍색으로 커버를 씌우고 좌석에 임산부 그림이라도 표시하면, 바로 옆의 일반석과 바로 구별되어 이를 모르고 앉는 승객들이 점차 줄어들 것”이라고 말하며 “대전교통공사가 지금이라도 바로 해결할 수 있는 소소한 아이디어”라고 조언했다. 

충청헤럴드는 최근 대전지하철 열차에 새긴 문구인 ‘임산부 배려석’을 어감이 배려보다 강한 ‘임산부 지정석‘으로 바꾸자고 제안한 바 있다.

한편,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 1월 출생아 수는 2만 3179여 명으로 1년 전보다 6.0%(-1486명) 감소, 2015년 12월 이후 86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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