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단일팀이 출전하는 '2018 신한금융 코리아오픈 국제탁구대회'가 17일 한밭벌 대전에서 팡파레를 울린다.

이번대회는 남북한과 일본, 중국등 세계 각국이 참여해 오는23일까지 일주일 간 열전을 펼친다.

남북합동훈련=개막 하루전인 16일 오후 남북 단일팀은 첫 공식 훈련을 가졌다.

처음 만났을 때 다소 어색했던 분위기는 훈련이 진행되고 기합소리가 들어가면서 금새 부드러워졌다.

대전 중구 부사동 충무체육관에는 이날 오후 2시30분부터전날 방남한 북한선수 16명(남녀 각 8명)이 남측 선수단과 손을 맞추기 위해 도착했다.

남북한 단일팀이 출전하는 '2018 신한금융 코리아오픈 국제탁구대회'가 17일 한밭벌 대전에서 팡파레를 울린다.[사진=언론사 공동 취재단]

북측 선수단은 오전 훈련을 함께 한 만큼 발걸움이 가벼웠다.

가장 먼저 북측 여자 선수단이 도착해 몸을 풀었고, 남측 여자 선수단이 뒤이어 도착해 훈련장 한 켠에서 남측 코치진의 지휘 아래 연습에 돌입했다.

남자 복식에는 이상수, 박신혁조와 여자 서효원, 김송이 수비조를 구성하고, 혼합복식에는 장우진, 차효심조와 유은총, 박신혁이 조를 이뤄 코리아오픈에 출전하기로 했다.

동시에 도착한 남북 남자 선수단은 일정한 간격으로 자리를 잡고 남측 선수의 구령에 맞춰 함께 몸을 풀었다. 북측 선수단은 스트레칭 동작이 생소했는지 시범을 보이는 선수의 동작을 보고 자세를 고치며, 미소를 짓기도 했다.

남측, 북측 남자 선수들이 연습 전 함께 몸을 풀고 있다.[사진=언론사 공동 취재단]

김택수·안재형 남녀 대표팀 감독은 북측 감독과 상의한 뒤 훈련을 진행했다.

남북 선수단 전원이 남녀 따로 모였고, 지시에 따라 남측 1명·북측 1명 씩 단식으로 몸풀기에 들어갔다.

남자 선수들은 테이블이 모자라 남측 김우진·조대성 선수와 북측 노광진·김성근 선수가 번갈아 가며 테이블을 사용했다.

가볍게 랠리를 시작한 선수들은 이내 서로 이야기를 해 가며 라켓의 상태, 기량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고 훈련이 진행될 수록 실전과 같이 기합을 넣어가며 훈련에 임했다.

곳곳에서 파인 플레이가 나올 때는 선수단에서 환호가 나왔고, 아쉬운 실수를 할 때면 남북 선수들이 함께 화합의 열기가 가득했다.

김송이(북측)선수(왼쪽)와 서효원(남측)선수가 연습 도중 웃음꽃을 피우고 있다.[사진=언론사 공동 취재단]

이어 오후 3시 30분부터는 남녀복식에서 호흡을 맞출 남자 이상수(남측)·박신혁(북측) 선수와 여자 서효원·김송이 선수가 함께 연습을 했다.

나머지 선수들도 남북 각자의 짜여진 조에 따라 연습을 이어갔다. 특히 서효원과 김송이는 지난 5월 스웨덴 세계선수권 대회에 이어 두 달 만에 남북 단일팀 멤버로 함께한다.

연습이 진행되는 때 만큼은 진지한 표정으로 임하다가도 공을 놓치거나, 허공으로 공을 날릴 때는 그 자리에 서서 서로를 바라보며 웃으며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오후 훈련은 오후 4시 20분쯤 마무리 됐으며 남북 선수들은 한 데 모여 기념촬영을 하는 것으로 훈련을 마무리 했다.

앞서 남북 선수들은 이날 오전 9시부터 두 시간동안 한밭체육관에서 강도 높은 훈련을 진행했다.

오전 훈련에서는 남자 복식의 이상수·박신혁 선수가 김택수 한국 남자대표팀 감독의 지도로 기량을 갈고 닦았다.

박신혁(북측) 선수와 이상수(남측) 선수가 복식 연습에 한창이다.[사진=언론사 공동 취재단]

박일순 대전시탁구협회 회장은 "코리아오픈 국제탁구대회는 세계에서 최강 선수들이 참가한 세계적인 국제 대회"라면서 "특히, 단일팀으로는 처음으로 북한 선수들이 참가했습니다. 대전을 알리고, 탁구인을 비롯한 체육인들. 온 국민들에게 좋은 볼거리를 제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환영만찬='신한금융 2018 코리아오픈' 국제탁구대회에서 단일팀을 구성한 남북 선수들이 대회 개막을 하루 앞두고 열린 환영 만찬에 참석해 교류의 시간을 가졌다.

남·북한 선수가 참석한 만찬회.[사진=허경륜 기자]

한국 남녀 탁구대표팀과 주정철 북한탁구협회 서기장이 이끄는 북한 선수단은 이날 오후 6시 대전시 유성구 도룡동 ICC호텔 크리스털볼룸에서 열린 환영 만찬에 참석했다.

국제탁구연맹(ITTF) 투어 대회인 코리아오픈에는 원래 공식 만찬이 일정에는 없지만 대한탁구협회와 대전시가 사상 처음 국내 오픈대회에 출전한 북한 선수를 포함한 각국 선수단을 환영하려고 자리를 마련했다.

북한은 남녀 선수 각 8명을 포함해 임원 등 방남한 25명 전원이 만찬에 참석했다. 

퓨전국악밴드 '에이도스'의 공연 모습.
퓨전국악밴드 '에이도스'의 공연 모습.[사진=허경륜 기자]

환영 만찬은 퓨전국악 6인조인 에이도스의 공연으로 막을 열었다.

에이도스 공연자들은 꽃타령을 부를 때 플로어까지 내려가 북한 선수들에게 장미꽃을 전달했고, 선수들은 쑥스러운 표정으로 꽃을 받아들었다. 해주아리랑이 울려 퍼질 때는 일부 참석자가 조용히 박수를 치기도 했다.

하지만 4인조 걸그룹 할리퀸의 공연이 시작되자 남북 선수들의 표정이 엇갈렸다.

국제탁구연맹(ITTF) 투어 대회인 2018 코리아오픈 국제탁구대회에 참가한 북한 선수들이 16일 환영 만찬 도중 걸그룹의 축하공연이 진행되자 시선을 맞추지 않은 채 조용히 앉아 있다.
국제탁구연맹(ITTF) 투어 대회인 2018 코리아오픈 국제탁구대회에 참가한 북한 선수들이 16일 환영 만찬 도중 걸그룹의 축하공연이 진행되자 시선을 맞추지 않은 채 조용히 앉아 있다.[사진=허경륜 기자]

짧은 반바지와 가슴이 파인 옷을 입은 걸그룹 멤버 4명이 섹시한 율동을 이어가자 긴장된 표정 속에 공연을 지켜보던 북한 선수들은 부담됐는지 집단으로 잠시 자리를 떴다. 화장실에 들른 선수들은 첫 공연이 끝나고서야 자리에 돌아왔다.

반면 한국 남자 선수들은 공연을 마친 걸그룹에 큰 박수를 보냈고, 일부 선수는 환호성을 터뜨리기도 했다.

난해한 공연에 끝내 고개를 돌린 허태정 대전시장과 도종환 문체부 장관.
난해한 공연에 끝내 고개들 돌려 관중석으로 돌아 앉은 허태정 대전시장과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사진=허경륜 기자]

북한 선수들은 자신들에게 쏠린 언론의 뜨거운 취재 열기에 다소 놀란 표정이었지만 옆 테이블의 한국 선수들과 끝까지 만찬 자리를 지켰다.

허태정 대전시장이 16일 국제탁구연맹(ITTF) 투어 대회인 2018 코리아오픈에 참가한 선수단 환영 만찬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허경륜 기자]

코리아오픈을 유치한 대전시의 허태정 시장은 환영사에서 "북측 선수들이 한국에서 개최되는 오픈대회에 참석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탁구를 통해 평화와 화합의 메시지가 전 세계로 퍼져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도종환 문체부 장관이 16일 국제탁구연맹(ITTF) 투어 대회인 2018 코리아오픈 국제탁구대회에 참가한 선수단 환영 만찬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사진=허경륜 기자]

축사에 나선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코리아오픈에 참가한 전 세계 선수단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면서 "한국에서는 더위를 이기는 방법으로 '이열치열'이라는 말이 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의 열정과 관중의 응원 열기가 더위를 잊게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도 장관은 이어 "탁구는 1991년 지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반도 분단 이후 처음으로 단일팀을 구성했고, 여자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면서 "이번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이 준비한 기량을 모두 발휘해 목표를 달성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허태정 대전 시장(가운데)이 북한선수들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허경륜 기자]
허태정 대전 시장(가운데)이 환영만찬이 끝난 후 북한선수들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허경륜 기자]

이날 만찬에는 유승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과 강문수 대한탁구협회 부회장, 박일순 대전시탁구협회 회장, 1991년 지바 남북 단일팀 멤버인 현정화 렛츠런 감독 등이 귀빈으로 참석했다.

한편, 훈련장에서는 한국 탁구의 전설 유남규 삼성생명 여자탁구단 감독과 ·현정화 대한탁구협회 부회장이 방문해 선수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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