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7기 지방자치의회가 지난 1일 출범했으나, 25일까지 의장자리 감투싸움에 빠져 원(院)구성을 못하는 대전중구의회에 대해 일도 안하고 받은 의정비를 환수해야한다며 시민들이 나섰다.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와 대전여성단체연합 등 대전지역 11개 단체, 그리고 중구구민 등은 '중구의회 정상화 촉구 시민행동(이하 시민행동)'을 구성하고,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의회를 정상화하라"고 촉구했다.

대전중구의회의 정상화와 한 달 가까이  일도 하지 않고 받은 의정비 반납을 촉구하는 '중구의회 정상화 촉구 시민행동'의 기자회견이 25일 오전 대전 중구의회 앞에서 진행됐다. 기자회견을 마친 이들은 거리에 현수막을 내걸어 중구의회를 규탄했다.
대전중구의회의 정상화와 한 달 가까이 일도 하지 않고 받은 의정비 반납을 촉구하는 '중구의회 정상화 촉구 시민행동'의 기자회견이 25일 오전 대전 중구의회 앞에서 진행됐다. 기자회견을 마친 이들은 거리에 현수막을 내걸어 중구의회를 규탄했다.

기자회견문에서 이들은 "중구 주민의 대표기관으로서 주민과 동행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중구의회가 한 달 가까이 파행 중"이라며 " 중구의회가 파행에 대한 사과조차 하지 않는 모습은 주민으로서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6일 의장 선거 이후 원 구성과 관련하여 보여준 중구의회 모습은 의원 스스로 주민의 대표임을 포기한 행위이고, 제8대 중구의회를 응원한 중구 주민을 배신한 행위"라면서 "중구 주민뿐만 아니라 대전 시민까지 중구의회의 정상화를 간절히 원했음에도 불구하고, 감투싸움, 권력다툼에만 눈이 멀어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지 않는 중구의원들의 모습에 우리는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난했다.

또 "우리는 중구의회가 스스로 파행을 접고, 조속히 정상화되길 원한다"면서 "더 이상의 중구의회 파행은 중구의회에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던 주민마저 등을 돌리게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민행동의 관계자는 "오는 30일 오전 11시로 예정된 중구의회 임시회 집회를 주목하고 있다"며 "이날마저도 등원을 거부하여 파행이 지속되면 더욱 더 강력한 규탄행동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대전중구의회의 정상화와 한 달가까이  일도하지 않고 받은 의정비 반납을 촉구하는 '중구의회 정상화 촉구 시민행동'의 기자회견이 25일 오전 중구의회 앞에서 진행됐다.
대전중구의회의 정상화와 한 달가까이 일도하지 않고 받은 의정비 반납을 촉구하는 '중구의회 정상화 촉구 시민행동'의 기자회견이 25일 오전 중구의회 앞에서 진행됐다.

시민행동은 중구의회를 향해 ▲조속히 원 구성 마무리하고, 정상화에 최선을 다할 것 ▲이번 파행에 대해 주민들에게 사과하고,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할 것 ▲중구의원 모두는 7월 월정수당과 의정활동비를 반납할 것 등을 촉구했다.

김영진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공동의장은 "적폐를 청산하고 새로운 의회의 상을 보여주겠다던 중구의회가 원구성도 하지 못한 채 주민들에게 실망만 안겨 주고 있다"며 "의정활동을 안 할 거면, 놀고 받은 의정비를 반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구의회 파행은 지난 6일 의장선거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 서명석 의원이 의장으로 선출되면서부터 시작됐다.

중구의원은 모두 12명 중 민주당 소속이 7명, 자유한국당 소속이 5명이다. 원내 다수당인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3선인 육상래(가선거구) 의원을 의장 후보로 합의 추대키로 했다.

그런데 재선의 서명석(라선거구) 의원이 한국당 의원들의 지원을 받아 의장에 선출됐다. 이에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서 의장이 한국당 의원들과 자리를 놓고 거래를 한 것이라며 단독 입후보한 한국당 김연수 의원의 부의장 선출을 막기 위해 의회출석을 거부하고 있다.

이어 지난 17일 8차 본회의를 열어 부의장 및 상임위원장을 선출할 예정이었던 중구 의회는 더불어민주당 의원 6명이 참석하지 않아 정족수 미달로 개회되지 못했다.

중구의회는 서 의장 선출 이후 아무런 원구성도 하지 못한 채 허송세월만 보내고 있다.

그러던 지난 20일 중구의원들에게는 1인 300여만 원의 의정비가 지급됐다. 이 때문에 시민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자리다툼만 하다가 시민의 세금으로 의정비를 받아 챙긴 의원들에게 '의정비 반납'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7월 의정비를 정액반남한 박친근 대전중구의원[사진=박의원 페이스북켑처]
7월 의정비를 전액 반납한 박찬근 대전 중구의원[사진=박 의원 페이스북켑처]

시민행동은 중구의회 주변과 중구 거리에 중구의회 의원들의 '장기파행'을 비판하고, 의회정상화를 촉구하는 내용과 의정비 반납을 촉구하는 내용의 현수막 수십 장을 내걸었다.

중구의회 박찬근(나선거구) 의원은 지난 24일 "파행을 빚은 데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주민들에게 사과드린다"며 자신이 받은 월정수당 195만 7000원과 의정활동비 110만 원을 합친 305만 7000원 중 세금을 제외 한 283만1390원을 중구의회에 반납했다.

저작권자 © 충청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