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시철 대전 삼한의원 원장(진단학회, 약침학회, 추상학회 회원)

불면증은 피로감을 유발해 집중력을 떨어뜨려 삶의 질을 심각하게 낮추고 치명적인 건강 문제와 사고 발생의 위험을 높여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불면증이 지속되면 면역력이 떨어지고, 우울증과 심혈관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잠을 잘 잔다는 것은 우리는 건강한 삶을 유지하고, 질병으로부터의 회복을 증가시키는 방법이 되는 것이다.

불면증을 진단할 때는 수면이 들 때까지 소요시간이 30분 이상일 경우, 잠을 깬 횟수가 5회 이상인 경우, 수면 중 깨어난 상태가 30분 이상인 경우, 전체 수면 시간이 6시간 미만인 경우를 불면증으로 정의한다.

양방에선 신경안정제나 수면제를 투여하여 강제로 수면을 취하게 하지만, 그렇게 자고 나도 개운치 않을뿐더러 평생 수면제의 굴레를 벗어나기 힘들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한의학에서는 음양의 평형을 맞추는 방식으로 치료의 원칙을 세운다.

수면의 생리를 한의학적으로 잘 이해하면 음양의 평형을 맞추는 방식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음양은 빛과 어둠을 뜻하는 용어로 빛이 비치면 인체는 활동을 시작하고, 어둠이 내리면 활동을 정리하고 휴식을 취하게 된다.

아침이 되어 해가 뜨면 빛을 감지하여 인체는 활동 모드로 전환되어 혈액 공급이나 신경공급은 체표 방향으로 더 많이 이동하여 활동하기 좋은 상태가 된다. 

머리로 혈액을 공급하고 신경의 작용에 의해 눈을 뜨게 되고, 뇌로 활발히 사고하게 되며, 팔다리로 혈액이 더 많이 공급되어 활동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자연에서의 빛의 작용을 통해, 인체에서 활동과 관련된 작용이 활발해진다.

그렇게 빛이 있는 동안 하루를 열심히 활동하고 나면 인체엔 피로물질이 쌓이고, 뇌척수액은 열을 받아 탁해지며, 몸 곳곳이 활동으로 인한 손상을 입게 된다.

밤이 되어 몸이 휴식모드로 들어가게 되면 혈액은 사지에서 장부로 들어가게 되어 결과적으로 심부온도가 상승하고 안으로 들어간 혈액은 장부의 相生(상생) 작용에 의해 인체의 회복을 돕게 된다. 

머리는 뇌척수액이 냉각되어 시원해지고, 근육에 쌓였던 피로물질들을 해소시키며, 면역물질을 다시 준비하고, 다음 날 활동할 수 있도록 준비하게 된다. 

이렇게 자연에서의 어둠의 작용을 통해, 인체에서는 휴식과 회복을 할 수 있다.

이게 기본적인 활동과 수면의 생리인데, 만약 음주가무로 밤을 지새운다면 어떻게 될까? 

몸이 휴식모드로 들어가지 못한 채 뇌는 계속 깨어 있는 상태로 뜨겁게 달궈질 테고, 피로물질은 풀어지지 않고 근육 사이에 쌓여갈 것이다. 

장부가 회복을 돕지 못할뿐더러 음주로 인해 간의 해독능력은 극도로 안 좋아져 각종 독소들이 몸 안에 쌓여가고 과도한 업무와 공부, 게임으로 인하여 밤을 새워도 마찬가지이다. 

빛이 들어 낮이 되어도 전날 수면으로 충분히 회복되지 못하고 오히려 과로에 시달린 탓에 혈액이 제대로 회복되지 못하여 몸이 무겁고, 피로하며, 면역력 저하를 겪고, 세포의 활력이 떨어져 병든 닭 마냥 기운을 차리지 못하게 된다. 

불면증은 이러한 생활이 지속되거나, 급작스러운 정신적 충격, 과도한 스트레스, 몸의 이상으로 인한 증상(밤에 쥐나서 자주 깨거나, 소변 자주 보게 되는 것 등)으로 인하여 음양이 평형이 깨져서 陰(음)의 휴식 작용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여 나타나게 된다. 

그러므로 불면증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 병의 원인에 따라 그 병의 원인을 치료해야 하는데, 병의 원인도 모른 채 증상만 보고 치료하면 병의 원인과 반대되는 상황이 되어 더 악화될 수도 있으니 주의하도록 한다.

하지만 간단한 방법으로 음의 작용을 도와주는 것이 불면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첫째, 아침엔 빛이 들면 일어나고, 밤에 늦게 자는 습관을 바꿔야 한다. 밤에 일찍 자면 머리가 냉각되어 업무 효율도 올라가고 공부도 더 잘 된다. 

늦게까지 잠을 안 자면 암기력도 떨어지고, 몇 시간을 공부해도 아침에 1시간 공부한 것에도 미치지 못한다.

둘째, 밤에 잘 때 배 쪽을 따뜻하게 하는 것이 좋다. 

장부 쪽으로 혈액을 이동시켜 심부온도를 높여주기 위한 것으로 예전부터 ‘머리는 차게, 배는 따뜻하게’ 해주라는 의미로 배가 冷(냉)하고, 밤에 소변 자주 보는 분들은 더 도움이 된다.

셋째, 이불은 배만 덮지 말고, 다리도 잘 덮어주자. 

배를 따뜻하게 하라는 게 손발은 내놓고 자라는 의미가 아니고, 손발을 내놓고 자면 밤에는 복부 쪽의 혈액량은 증가하지만 팔다리 쪽으로 향하는 혈액량이 적어지므로 더 쉽게 차가워져서 다리에 쥐가 날 수 있다. 

다리에 쥐가 나면 잠을 편한 잠을 잘 수 없고, 다리에 쥐가 나는 원인은 이 寒氣(한기)와 다리를 굽히고 자는 습관 때문으로 잘 때는 다리를 쭉 펴고, 이불을 다리까지 잘 덮고 자도록 하자.

바른 수면습관으로 잠만 잘 자도 몸의 회복력과 면역력은 몇 배로 증가하게 된다.

수면 습관만의 문제가 아닐 때에는 한의원에서 전문적인 상담과 치료를 통해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저작권자 © 충청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