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시철 대전 삼한의원 원장(진단학회, 약침학회, 추상학회 회원)
성시철 대전 삼한의원 원장(진단학회, 약침학회, 추상학회 회원)

길고긴 장마철이 지나면서 이젠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전망이다.

셔츠가 축축하게 젖고, 겨드랑이 땀으로 인해 액취증이 생기기도 하는데 유독 땀을 많이 흘리는 다한증에 대해 알아본다.

땀은 체온조절 중추

땀은 우리 몸의 열을 발산시켜 체온을 조절하고, 몸안의 나쁜 물질을 체외로 배출시킨다.

날이 추워지거나 체온이 내려가면 땀구멍을 닫고 털을 세워서 체온을 유지하려 하고, 날이 더워지거나 체온이 올라가면 땀구멍을 열어서 체온을 내린다. 그래서 한의학에서는 땀구멍을 열고 닫는 장치를 주리(腠理)라고 하여 체온조절의 중요한 장치로 인식하였다. 

하지만 체온조절의 한도를 넘어 지나치게 많이 나거나 너무 나지 않을 때도 있다.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비오듯 하거나, 음식물을 먹기만 해도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도 있다. 일반적으로 하루에 흘리는 땀의 양은 600~700ml정도이지만 다한증환자들은 1일 2~5L를 흘려 일반인 대비 3~8배 더 많다. 

반대로 땀이 너무 나지 않아 불편함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나이드신 분들이 발에 땀이 잘 나지 않아 종종 양말이 돌아가 있는 경우가 그러한 경우다.

인체에는 아포크린 땀샘과 에크린 땀샘이 두가지 종류가 있다. 흔히 덥거나 격렬한 활동에서 나는 땀은 에크린 땀샘을 통해 분비된다. 무색, 무취이며 일부 피부를 제외한 모든 피부에 존재한다. 특히 손과 발에 제일 많이 분포하여 손발 다한증이 많이 나타난다.

아포크린 땀샘은 겨드랑이, 생식기 주위, 젖꼭지, 배꼽등 신체일부분에만 분포하며 끈적거리고 냄새나는 지방성 땀을 배출한다. 액취증의 원인이 되는 땀샘이다.

다한증

다한증은 교감신경기능이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돼 발생한다. 조금만 움직여도 과도한 땀이 난다거나 음식만 먹어도 땀이 줄줄 흐른다. 가족력에 의해 체질적으로 땀이 많은 경우도 있으며, 밤에는 땀을 흘리지 않는 경우가 많다. 양방에서 다한증은 특별한 원인이 없다고 본다.

한의학에서는 무조건 땀이 많다고 병으로 보지 않는다. 생리적으로 배출되어야 할 땀을 내는 것은 건강한 것으로 판단하고 나지 말아야 할 땀이 나면 병으로 보았다. 

이걸 어떻게 판단할까? 땀을 흘리고서 기분이 좋다면 흘려야 할 좋은 땀이고, 땀흘리고 기분이 좋지 않다면 흘리지 말아야 할 땀으로 보면 된다.

내지 말아야 할 땀으로 자한(自汗)과 도한(盜汗)이 있다. 

자한(自汗)은 기(氣)가 허(虛)한 증상으로 몸에 기운이 없어지면 땀샘을 조절하는 장치에 충분한 에너지를 공급하지 못하여 땀샘 조절하는 주리(腠理)가 제대로 닫히지 않아 땀이 샌다고 보았다. 치료는 기운을 보충하는 방법을 쓴다.

도한(盜汗)은 음(陰)이 허(虛)한 증상으로 밤이 되면 혈액이 장부로 들어가 휴식과 회복을 해야 하는데 제대로 들어가지 못하고 체표에 과하게 머물러 땀을 내는 증상이다. 치료는 혈액이 장부로 잘 들어갈 수 있게 도와주어야 한다.

여름철 다한증 예방하기

여름철 다한증은 자한(自汗)과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땀은 인체의 열기와 습기가 만나 체외로 배출되는 현상이라 하였다.

여름에는 과도한 열기와 습기로 인해 인체의 열기와 습기에도 영향을 미쳐 땀이 많이 난다. 그러다 보니 에너지의 소모가 많고 몸이 허해지게 된다. 허해진 몸은 자한(自汗)처럼 땀을 더 많이 흘리게 한다. 

체표의 열기는 에너지를 소모시키고, 습기의 배출은 진액을 소모시킨다. 열기를 보충하기 위해 고영양가의 음식을 먹어야 한다. 또, 충분한 수분섭취를 통해 진액을 보충해야 한다.

그런데 찬물을 마셔서 수분을 섭취하면 체내의 열기를 해쳐 열기를 보충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고영양가의 음식을 뜨거운 물에 고아서 에너지와 수분을 함께 보충하는 것이 가능하게 하는 음식이 우리가 복날에 먹는 삼계탕이다. 삶은 닭은 영양소를 보충하고, 뜨거운 물은 체내의 열기를 해치지 않으면서 수분을 보충한다. 이러한 이치를 이열치열이라 한다. 

이열치열을 통해서 건강을 유지했던 우리 선조들의 지혜를 여러 방면으로 응용해 본다면 여름철 다한증도 기분좋은 땀이 될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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