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적극홍보’ 아산 ‘기밀유지’ 대조…아산시 “돼도 고민” 사실상 포기

천안시가 지난 7일 아라리오 광장에서 축구종합센터 유치 범시민 결의대회를 연 가운데, 참석자들이 결의를 외치고 있다.
지난 7일 천안시가 아라리오 광장에서 축구종합센터 유치 범시민 결의대회를 개최한 가운데 결의를 최치고 있는 참석자들의 모습.

충남에서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이하 축구종합센터, NFC) 유치전에 뛰어든 천안과 아산 두 도시의 분위기가 극명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천안시가 거리유세 등 적극적인 대외 홍보에 주력하는 반면, 아산시는 ’비밀유지’를 이유로 비공개로 일관하고 있다.

20일 천안시와 아산시 등에 따르면, 축구종합센터는 33만㎡ 규모의 부지에 훈련·교육이 가능한 체육시설, 교육시설, 편의시설 등이 건립된다. 총 1500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돼 2021년 착공, 2023년 완공계획이다.

센터가 완공되면 10년간 생산유발효과 2조8000억, 부가가치 1조4000억 원, 고용유발효과 4만1885명 등 지역 경제·문화적 파급 효과가 있을 것으로 대한축구협회는 분석하고 있다. 두 도시를 포함핸 전국 24개 자치단체가 유치 경쟁에 뛰어들은 이유다. 

이를 위해 천안시는 유치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유치에 성공하면 스포츠도시로서 국제적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것은 물론 신성장동력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 등 시너지 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천안시는 대한축구협회에 지난 11일 유치 제안서와 함께 5만6000여 시민의 서명부를 제출하고 ▲국토 중심부 사통팔달의 교통 요충지 ▲FIFA U-20월드컵, A매치 유치 등 축구이벤트 경험 ▲천안축구센터, 천안종합운동장 등 축구인프라 구축 ▲스포츠 연구 인프라 보유 등을 강점을 내세우고 있다.

특히 후보지로 제안한 입장면 가산리 일원은 북천안 IC에서 7㎞(자동차로 15분 소요) 가량 떨어져 접근성이 뛰어나며 도로 인근으로 별도 진입로 개설 부담이 적다. 

앞서 지난 7일에는 천안종합터미널 아라리오 광장에서 구본영 시장을 비롯한 500여명의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축구종합센터 유치를 위한 범시민 결의대회를 열어 유치 의지를 공식 선언하기도 했다.

17일에는 천안시의회 의원 25명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축구종합센터 유치 결의대회가 한 번 더 개최하며 지원사격을 벌였다.

박승복 체육진흥과장은 “경쟁률이 24:1이지만 천안이 전력상 가장 강력한 후보지로 떠오르고 있다”며 “타 후보지와 차별화된 센터 유치를 위한 지원계획을 가지고 있으나 언론에 노출하지 않고 철통 보안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오세현 아산시장 “건설비 재정 부담” 토로…사실상 포기선언?

지난 19일 시정브리핑 자리에서 축구종합센터 유치전에 소극적인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오세현 아산시장.
지난 19일 시정브리핑 자리에서 축구종합센터 유치전에 소극적인 이유를 설명하고 있는 오세현 아산시장.

이와 반대로 아산시는 철저히 비밀로 부치고 있다. 11일 유치 신청서를 제출한 사실도 공식적으로 알린 바 없어 뒤늦게 언론 취재를 통해 알려졌다. 

아산시 음봉면의 17만평 시유지 중 10만평을 부지로 제공할 계획으로 확인됐지만 나머지 정보는 일체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웃 천안을 비롯해 경쟁 자치단체가 장점을 내세우고 있는 것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실제로 아산시 관계자는 <충청헤럴드>와의 통화에서 “대한축구협회와 ‘유치와 관련해 취득한 업무내용에 대해 제3장에게 누설할지 않겠다’는 내용의 정보비공개 동의서에 동의했다”며 “타 지역의 상황은 모른다. 참가한 배경도 밝힐 수 없다”고 구체적 답변을 거부했다.

이 같은 실무자의 태도는 지난 18일 오세현 아산시장의 시정브리핑에서 이유가 밝혀졌다. 당초 축구협회와 긴밀히 논의가 진행됐던 유치계획이 유치전으로 확장되고 건축비까지 제시되자 ‘안 되도 그만’ 식의 입장으로 전환했다는 것. 사실상 포기선언으로 해석된다.

오 시장은 “아산시는 지난해 초부터 축구종합센터 이전 용역에 참가한 호서대 체육학과 교수의 자문을 받아 내부적인 준비를 해왔다. 당시 건설비용은 국비와 축구협회가 부담하고 지자체는 부지만 제공하면 됐다. 그래서 유치하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그런데 제가 취임한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 축구협회는 유치공모를 통해 자치단체 간 경쟁을 붙였고, 조건도 기존 부지제공에 200~300억 규모의 건축비를 ‘플러스 알파’로 제시했다”며 “지난해 보다 450억의 세수가 감소하는 등 재정압박을 받고 있는 아산시 입장에서는 그렇게까지 유치할 필요가 있나 싶어 소극적으로 접근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축구종합센터 유치 공모에는 ▲경기도 이천·안성·김포·하남·여주·용인시 ▲충남 천안·아산시 ▲충북 괴산군 ▲경북 경주·문경·영천·영주·상주시, 예천군 ▲경남 양산시, 합천·남해군 ▲전북 군산·남원시, 장수군 ▲전남 순천시 ▲울산광역시 ▲세종특별자치시 등 전국 24개 도시가 제안서를 제출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선정위원회 후보지 PPT 및 현장답사, 우선협상 부지선정 및 통보, 대의원총회 등을 거쳐 3월말 최종 후보지를 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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