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당 승리 위해 불출마"…충청권 현역의원 첫 선언
지역정가, 여성배려 전략공천 가능성 무게…천안병 당원 "지역 후보 내야"

윤일규 국회의원(가운데)이 17일 출마기자회견을 열고 재선 도전을 공식화했다.
더불어민주당 윤일규 국회의원(천안병, 사진 가운데)의 갑작스러운 불출마 선언으로 지역정가가 술렁이고 있다. 지난 17일 재선 출마 기자회견 모습.

[충청헤럴드 천안=안성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윤일규 국회의원(충남 천안병)이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충청권 현역 국회의원 중에서는 첫 불출마 선언이다.

윤 의원은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당의 총선 승리를 위해 불출마를 선언했다”며 “지난 1년9개월 동안 한없는 사랑과 지지를 보내 주신 천안시민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보내주신 은혜에 더 큰 활동으로 보답하지 못하고 떠나게 된 점 사죄 드린다. 앞으로 일상 생활의 현장에서 천안시민께 보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천안병 당원 동지들은 충남도지사를 배출하신 분들이다. 당원 동지들의 높은 애당심과 희생정신으로 천안병 지역구를 일구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저 또한 천안병 당원 동지들이 항상 자랑스러웠고, 높은 자긍심을 갖고 있다. 당원 동지 여러분께 머리 숙여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고 지역구 당원들을 격려했다.

윤 의원의 갑작스런 불출마 선언에 지역 정가도 술렁이고 있다. 앞서 총선을 앞두고 천안병 지역구와 윤 의원을 향해 불리한 소문들이 흘러나왔다. 

윤 의원이 중앙당 현역 의원 컷오프 대상(의정활동 평가 하위 20%)이라는 소문이나, 윤 의원의 보좌관이 중앙당에 공천 자격을 신청한 것을 두고 내분이 일고 있다는 등의 루머가 대표적이다. 

특히, 서울에서 출판기념회를 열고 천안병 출마를 선언한 박양숙 전 서울시 정무수석의 등장과 함께 중앙당의 ‘여성배려 단수 전략공천 후보지’라는 관측까지 나왔다. 실제로 이 시나리오는 윤 의원의 불출마 선언에 대한 유력한 배경으로 거론되고 있다.

최근에는 민주당 인재 영입 11호 최기일 건국대학교 산업대학원 겸임교수의 천안지역구 출마설이 돌면서 천안병이 유력하게 그의 출마 예상지로 꼽히기도 했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지난 17일 출마 기자회견을 열며 재선 도전 의지를 다졌던 윤 의원이 돌연 불출마 를 선언한 것은 지지자는 물론 천안병 당원들에게 미치는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앙당이 통보하는 후보보다는 지역에서 활동해 온 인사를 '후계자'로 내세워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윤 의원 캠프 관계자는 “어제 저녁 연락을 받고 오늘 오전 중앙당을 찾아 논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 당은 세대 교체와 변화의 분위기에 고령(만 69세)인 윤 의원의 나이가 부담이었던 같다. 윤 의원도 이 부분을 깊이 고민하고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현재로서는 전략공천 지역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다만, 항간에서 돌고 있는 특정인물에 대한 전략공천 계획은 전혀 확정된 바 없다”고 선을 긋고 “천안병 당원들은 지역구에서 활동해 온 젊은 후보를 후계자로 내야 한다는 의견도 강해 어떤 식으로든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천안병 선거구는 민주당에서 윤 의원을 비롯해 박양숙, 김종문 전 도의원 등이 공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다음은 윤 의원 불출마 선언문 원문]

안녕하십니까 충남 천안병 국회의원 윤일규입니다.

저는 오늘 21대 총선 출마를 하지 않겠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의 총선승리를 위해서입니다.

지난 1년9개월동안 한없는 사랑과 지지를 보내 주신 천안시민께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함께 한 시간동안 행복했습니다. 감사합니다.

보내주신 은혜에 더 큰 활동으로 보답하지 못하고 떠나게 된 점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앞으로 일상 생활의 현장에서 천안시민께 보답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우리 천안병 당원동지들은 충남도지사를 배출하신 분들입니다. 당원동지들의 높은 애당심과 희생정신으로 천안병 지역구를 일구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저 또한 천안병 당원동지들이 항상 자랑스러웠고, 높은 자긍심을 갖고 있습니다. 당원동지 여러분께 머리 숙여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당지도부는 당원동지들의 높은 애당심과 자긍심에 걸맞는 분을 공천해 주실 것이라고 믿습니다. 새로운 분과 함께 천안의 새로운 미래를 만들고, 나아가 정권재창출의 디딤돌 역할을 합시다.

다시한번 그동안의 지지와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2020년 2월 22일

윤일규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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