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헤럴드 아산=안성원 기자] 양승조 충남지사가 우한 교민 격리시설로 지정된 경찰인재개발원 인근 초사동에 임시집무실을 설치했다. 우한 교민 보호기간인 2주 동안 운영하면서, 주민들의 불안을 해소하고 지역경제 침체를 최소화 하겠다는 취지다.

양 지사는 31일 임시집무실을 꾸린 초사2통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우한에서 입국한 교민들이 14일 동안 머무르게 될 임시생활시설인 경찰개발원이 여기서 100여m 거리에 있다”며 “이곳에 제 임시집무시설과 숙소를 꾸렸다. 교민들이 안전하게 귀가할 때까지 제 모든 집무와 회의, 그리고 일상생활을 이곳에서 지역 주민들과 함께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우한 교민 200명은 오후 12시 50분쯤 시설로 입소했다. 다행히 반대 농성을 벌이던 초사2통 주민들은 교민 일행 도착 30여 분 전에 농성을 철회, 우려했던 마찰은 일어나지 않았다.

이날 양 지사는 방문객 감소와 경기침체 등 아산지역에서 우려하고 있는 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대책강구를 약속하며 아산시에 대한 지원과 협조를 당부했다.

양 지사는 “아산 주민들의 걱정과 염려에 공감해주기 바란다. 가장 불안해하고 있는 주민들은 바로 아산시민”이라며 “아산시민들의 염려와 걱정은 지역 이기주의에서 비롯된 것이 아님을 이해해 주시고 보듬어 달라”고 요청했다.

특히 “정부가 아산지역의 공공시설을 임시생활시설로 결정한 것은 천안지역주민의 반발에 의한 결정이 아다. 관계부처 비상회의를 통해 총 8곳의 후보지를 놓고 국가시설, 수용가능성, 의료적 측면, 공항접근성, 주민 이격성, 생활편의시설 등 총 6개의 항목을 기준으로 평가를 실시한 결과 1순위가 아산의 경찰인재개발원이었다”며 “제 직을 걸고 명명백백하게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지역의 경제 위축에 대해 중앙정부와 아산시와 협의해서 대책을 마련하겠다. 인근 지역 상권이 위축되지 않도록 도와 아산시, 그리고 시민단체가 함께 참여해 도정회의 개최, 지역 방문하기, 음식물 팔아주기 운동을 전개하겠다”며 “아산시의 지역주민들을 외롭게 두지 말아달라. 관광지도 방문해 주시고, 지역 식당도 들러 주시기 바란다. 불안은 나눌수록 줄어들고, 믿음은 더할수록 커진다”고 부탁했다.

또 “임시생활시설 설치에 따른 코로나 바이러스의 지역 전파 가능성은 제로”라며 “있어서는 안 될 일이지만, 만에 하나라도 지역 주민들 중에서 수용시설 입지로 인한 감염 환자가 발생할 경우 국가가 전적으로 책임지고 치료에 만전을 기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기자회견에 함께 한 오세현 아산시장도 “주민들이 위치선정과 안전성에 대한 문제를 수긍해주시고 교민들도 같은 국민이라는 대승적인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수용해주셨다. 감사드린다”면서 “이동 시장실과 방역대책본부를 바로 앞에 꾸려 실국별 책임제로 운영할 예정이다. 또 아산시부터 모든 회의와 회식 등은 이곳에서 실시하려 한다. 인근지역의 경제적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고 밝혔다.

또 주민들은 이 지역의 문제가 4.15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으로 호도된 상황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초사2통 김재호 통장은 “요즘처럼 지역에 현안이 닥쳐있는 상황에서 여야 정치인들이 정치적으로 대응하면서 주민들이 근심 걱정이 많다”며 “정치인들과 언론이 민초들의 안타까운 마음을 이용하려 하지 말고 편파적, 정치적으로 보도하거나 발언하는 것은 자제해 달라”고 일침을 가했다.

한편 이날 입국한 우한 교민 368명 가운데 18명은 발열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의심증상을 보여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나머지 350명 중 200명은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 다른 150명은 진천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으로 분산 수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