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베르나르 베르베르(Bernard Werber, 1961~ )의 『웃음』은 프랑스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프랑스인이자 유명 개그맨 '다리우스'가 죽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 책에서 재미있는 자랑거리가 소개되는데, 2세 때는 똥오줌 가리는 게 자랑거리, 3세 때는 이가 나는 게 자랑거리, 12세 때는 친구들 있다는 게, 18세 때는 자동차 운전이 자랑거리, 20세 때는 섹스를 할 수 있다는 게, 35세 때는 돈이 많은 게 자랑거리다.
그런데 그 다음이 50세인데 재미있는 건 이때부터는 자랑거리가 거꾸로 된다.
50세 때는 돈이 많은 게 자랑거리, 60세 때는 섹스를 하는 게 자랑거리, 70세 때는 자동차 운전할 수 있다는 게 자랑거리, 75세 때는 친구들이 남아 있다는 게 자랑거리, 80세 때는 이가 남아 있다는 게 자랑거리, 85세 때는 똥오줌을 가릴 수 있다는 게 자랑거리.
결국, 인생이란 너 나 할 것 없이 똥오줌 가리는 것 배워서 자랑스러워하다가 사는 날 동안 똥오줌 내 손으로 가리는 거로 마감한다는 것으로, 어찌 보면 세상 살아간다는 것이 그리 자랑할 것도 없고 욕심에 절어 살 것도 없다.
그냥 오늘 하루를 선물 받은 것처럼 최선을 다해 사랑하고 최선을 다해 행복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야 한다. 내게 주어진 오늘도 최선을 다해 사는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
어쨌든 사람이 태어나면서 죽을 때까지의 삶은, 나 혼자만의 삶이 아니라 누군가와 동행을 하면서 평생을 살아가는 것으로, 나이를 더할 때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50살이 넘어서야 이해된 말들이 있는데. 인생은 운칠기삼(運七技三)으로, 여기서 '운'은 운명적인 만남이라는 것이다.
인생에서 제일 안 좋은 것이 초년 성공, 중년 상처, 노년 빈곤으로 직장에 다닐 때는 절대 그 이후를 생각하지 못했고 만나는 사람마다 직장 명함을 뿌리지만 읽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무엇이든 20년은 해야 겨우 전문가 소리를 듣고, 직장이나 업계의 인맥은 떠나면 3% 정도밖에 안 남는다.
직장에서 받는 월급은 내가 직장에 공헌해서 받는 것이 아니라 내 인생의 기회손실에 대한 비용으로 받지만, 인생이 생각대로 되지 않더라도 그 맛은 괜찮다. 수십 년 만에 학교 졸업 모임을 나가보면 인생역전이 많다.
결국, 남는 것은 사진, 자식, 자기가 만든 콘텐츠뿐으로, 남자는 40대 초반이 착각과 자뻑이 제일 심하고 40대 후반부터는 급속하게 비겁해지는데 사람들의 추억이나 기억은 매우 부정확하고 조직은 기억력이 없다.
인생에서 가장 큰 실수는 사람들의 관계에서 영양가를 따지는 것으로 인생에서 행복해지려면 두 가지를 해야 하는데, 첫 째는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 기대감을 낮추는 것이고, 두 번째는 자신의 엉뚱하고 무모한 꿈으로 떠나는 것이다.
거북이는 초조함을 모른다. 소나기가 쏟아지면 머리를 몸 안으로 집어넣는데 유순하고 한가로운 동물은 장수하지만 맹수가 단명하는 것처럼 사람도 마찬가지로 화를 잘 내고 성급한 사람은 장수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독일의 한 탄광에서 갱도가 무너져 광부들이 갱내에 갇혔다.
외부와 연락이 차단된 상태에서 1주일 만에 구조되었는데 사망자는 단 한 사람, 시계를 찬 광부였다. 사람의 삶에 어찌 좋은 일만 있겠는가. 오히려 언짢고 궂은일이 더 많을지도 모른다.
행복한 순간을 슬기롭게 다스리는 것이 미덕이라면 불우하고 불행한 때를 잘 이겨내는 인내는 지혜라고 할 수 있다. 비관과 절망이 죽음에 이르는 병이라면 낙천과 희망은 건전한 삶에 이르는 길이다.
이것이야말로 건강 장수의 비결로 두려워하지 말고 나이가 들었다고 기죽지 말아야 한다.
99세까지 팔팔하게 사는 것, 이제 결코 꿈이 아니며 인간 수명 120세를 실증해 보인 사람의 사례도 있는데 어쨌든 어느 상황이든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지혜의 삶을 살아야 한다.
오직 긍정이 있어야 배려도 느긋함도 여유로운 지혜가 나옴으로 인생 후반은 이렇게 살아야 행복해질 수 있음을 음미해 보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