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나긴 여름기간 당뇨 현상이 일반적인 당뇨 환자에 비해 증상이 심한 환자들은 무더운 여름이 가는 것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인슐린 펌프인 '인공췌장기'를 몸에 지니고 다녀 폭염속에서 더위를 더 심하게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에 진료를 받은 당뇨 환자들에게 "소원이 뭐에요? 많이 말고 딱, 한 두가지만 말씀해보세요!"라고 질문하면 대개 다음과 같은 공통적인 답변이 돌아온다.

가장 많은 답변이 "장소와 때 가리지 않고 아무거나 배 터지도록(?) 먹고 싶어요!"

두 번째는 "합병증이 더 확산되지 않았으면 좋겠고요! 치료가 잘되어 아예 완치가 됐으면 더할 나위 없겠죠!"

이 같은 답변이 돌아오는데 그렇다면 주치의인 필자가 나를 믿고 정기적으로 찾아오는 이들의 소망을 해결해 줄 수 없는 것일까? 고민에 빠지기도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완전한 치료방법은 없다.

그러나 좀 불편할 수도 있지만, 평상시와 같은 패턴으로 사회생활이 가능한 최선의 방법을 제시할 수 있는데, 바로 'Insulin Pump(인슐린 펌프=인공 췌장기)'이다.

아래의 두 사진 중 바로 하단 사진은 Insulin Pump 실물이고, 그 아래 사진은 Pump를 복부에 착용한 모습을 볼 수 있다.

휴대하기 편리하도록 크기가 작고 제조사마다 차이가 있지만 무게도 60g-100g으로 비교적 가벼운 인슐린을 공급하는 기기다.

24시간 동안 일정량의 인슐린이 주입되면서 갑작스런 저혈당 증상을 예방하면서 합병증을 막거나 지연시키는 효과가 있다.

물론, 사전에 당뇨병 예방이 최선이지만 바쁜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마음대로 되지 못하는 것이 내 몸이지 않는가!

따라서 우리는 당뇨의 원인부터 인지해야 하는데, 그것은 인슐린 저항성과 부족 등으로 두 가지 모두 췌장에서 분비되는 인슐린의 부족과 크게 관련되어 있다.

아래 그래프를 보면, '정상인'과 '제2형 당뇨병 비만', '제2형 당뇨병 비비만', '제1형 당뇨병' 환자 등 4가지 인슐린 분비 패턴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정상인을 제외하고 모든 당뇨병 환자는 인슐린 분비가 부족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인슐린 분비가 부족한 것이 문제라면 누구나 알다시피 부족한 인슐린을 보충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치료 방법이고, 당장의 해결책이 바로 'Insulin Pump'이다.

필자는 1995년 최수봉 박사(현, 건국대 의대 명예교수)로 부터 인슐린 펌프를 소개받아 현재까지 수많은 환자들에게 pump를 착용시켜 기적 같은 체험을 했다.

그 중에서 대표적인 진료 사례 9가지를 독자들께 소개하려 하는데 1부와 2부로 나누어 이번 1부에서는 우선 4가지만 설명하고자 한다.

첫번째, 1996년 쯤, '남자 중학생'이 갑자기 발생한 당뇨병으로 내원해 pump를 착용시켰는데 3개월이 지난 후에는 pump를 착용하지 않고도 식사와 운동 요법으로 정상 혈당으로 회복(관해)되었다.

다시 말하면, 당뇨 약물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도 정상 상태로 회복했지만 '완치'라고 하지 않고 '관해'라고 표현한다.

그 이유는 약물사용 없이 정상 혈당 패턴을 회복했더라도 식단 조절과 규칙적인 운동을 게을리 하면 다시 당뇨 환자로 회귀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남학생은 필자의 조언을 잘 이행해 전교 1등의 성적을 다시 되찾는 기쁨과 함께 빠른 신체적 성장까지 몰라보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 pump의 위력이 성장기 당뇨에 pump가 매우 효과적이고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다.

둘째, '65세 남자' 당뇨 환자로, 당뇨로 인한 합병증으로 갑자기 뇌졸중이 심하게 발생하면서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누운 상태에서 병간호를 받고 있었다.

필자가 바로 Insulin Pump를 착용시킨 후 7일 정도 지나서 일어나서 앉게 되더니, 1개월 쯤 지나서는 아예 걸어서 운동도 하는 등 몰라보게 반전되어 뇌졸중에도 매우 효과적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이재익 (의학박사/경영학박사/세일즈아카데미 강사/대전시티내과 원장)
이재익 (의학박사/경영학박사/세일즈아카데미 강사/대전시티내과 원장)

셋째, '70대 여자' 당뇨 환자로, 역시 당뇨 합병증으로 갑자기 심근경색과 심부전증으로 숨이 차서 걷기가 힘들었으나 Insulin Pump를 착용하고 나서 7일정도 지나니 걷고 운동하는 자유를 얻게 되었다. 협심증, 심근 경색, 심부전에 매우 효과적인 것이 증명되었다.

넷째, '50대 남자' 당뇨 환자 합병증으로 망막증이 갑자기 발생하면서 내원해 pump를 착용 시켰더니 안 보이던 신문 글자를 읽게 되고 포기했던 사업도 다시 시작해 망막증의 예방과 치료에도 매우 효과적이라는 것을 확인시켰다.

이렇듯 당뇨는 무서운 질환이 아니라 얼마든지 치료하면서 사회생활을 할 수 있는 것으로 몸에 지니고 다녀 귀찮다는 부정적인 노시보 효과(Nocebo effect)보다는 내 친구는 '인슐린 펌프'라는 긍정적인 플라시보 효과(Placebo effect)가 나오도록 생활하면 당뇨가 있어도 100살까지 가족과 귀여운 손주들과 즐겁게 살지 않을까요?

다음 칼럼 2부에서는 나머지 6가지 사례를 소개할 계획으로 인슐린 펌프를 소개한 최수봉 박사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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