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이 지나도, 보릿고개 시절이었던 예전과 달리 요즘은 자녀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넘쳐(?) 매일이 '어린이날'이나 다름없을 정도다.
어린이날에는 인산인해로 가기가 끔찍하다(?)고 걱정하면서도 자녀들과 향하는 곳은 대개 놀이동산이다.
대전이라면 '오월드', 그 전까지는 대전엑스포 때 개장한 '꿈돌이랜드'(2012년 폐장)가 대세였다.
어린이날이면 대한민국 모든 방송사가 '어린이날' 관련 행사를 우선 취재하면서 뉴스 편집도 '탑 뉴스'로 올리는데 방송사 기자들은 이 날은 공휴일이라 모두 출근하지 않고 필수 인원만 특근한다.
손발이 바쁜(?) 신입과 달리 짬밥(?)이 쌓인(장기 재직) 베테랑 기자는 취재 때 '촉(?)'이 와 닿는 것은 본능이다.
30여년 전, 게을렀던 한 젊은 노인(?) 기자는 촬영 기자만 현장으로 보낸 후 방송국 사무실에 편히 앉아 지금은 폐업한 당시 유일했던 유희 시설 '꿈돌이동산'에 취재를 위해 전화를 건다.
"저 000 기자인데요! 사람 많이 왔나요? 선생님이 지금 보실 때 꿈돌이동산 안에 대강 몇 명 정도 있을까요?" 열심히 전화로 취재한다.
관계자 답변, "2만 명? 2만 5천명 정도 될까요? 확실하지는 않아요!"
기자가 계속 묻는다. "그럼 지금도 표 사려고 입구에 줄 서 있는 사람들이 많나요?"
관계자 답변. "네! 많아요!"
전화를 끊은 기자는 낮 라디오 정오뉴스 방송을 위해 기사를 작성하기 시작한다.
"높고 푸른 오월의 하늘, 동심의 나래를 활짝 펴며..." 시인도 아닌 기자가 미사여구까지 동원해 6하 원칙은 지키면서 기사를 작성한다.
관계자가 언급한 수치와 "아직도 입구에 길게 늘어서 있다"는 말까지 감안해, '3천 명? 아니 5천 명 더?' 기자 마음대로 숫자가 뻥튀기된다.
혹시나 상대 방송사가 정오뉴스에 '3만명'이라고 방송할 때, 우리 방송에서 '2만명'이라고 하면 몇 시간 전 취재한 올드(?) 숫자를 방송한 것처럼 보여 속보 방송이 아닌 오해(?)를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엔리코 페르미(Enrico Fermi)가 고안한 '페르미 추정법'은 특정 시점의 참여 인원을 계산해 대략적인 윤곽을 추정한다.
여름철 전국 해수욕장 관광객 집계도 마찬가지다.
오죽하면 각종 정치성 집회 때 지지자를 의식해 참석 인원을 두고 진보와 보수 진영의 주장이 몇 배나 '뻥튀기'되어, 요즘은 경찰 추산 인원까지 기사에 포함될 정도다.
요즘 가짜 뉴스가 사회를 혼란스럽게 하지만, 옛날에는 프로축구도 관중 수를 '뻥튀기'하곤 했다.
유성 장날에 가면 한 모퉁이에서 '뻥 튀기' 하는 할아버지는 오늘도 여전히 뻥과자를 튀긴다.
설마, 요즘 기자들은 수화기를 놓고 발로 뛰겠지?
작가 박붕준은 경희대학교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하고 강릉 MBC, 대전 MBC TV&라디오 뉴스 앵커, 보도국장 역임 후 정년퇴임 했습니다.
퇴임 후 대전과학기술대학교 광고홍보과, 교양교직과에서 11년간 석좌교수로 후학을 양성하다 2023년 2월말 퇴임 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