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제1부 칼럼에서는 '당뇨병의 원인과 치료의 핵심 목표'와 함께 '당뇨병 환자가 꼭 알아야 할 필수 지식', '당뇨 합병증의 심각성' 등 당뇨병의 기본 지식에 대해 자세히 설명드렸다.

오래전부터 필자는 당뇨 환자들에게 A4 용지에 그림을 그리거나, 컴퓨터 화면을 보여주며 당뇨의 심각성을 인지시키는 방식으로, 기본적인 지식을 전달하는 데 많은 진료 시간을 할애해 왔다.

소위 "병원에서 한 시간 기다리다 의사를 만나면 단 1∼2분 만에 진료를 마친다"는 외래 환자들의 비아냥은 필자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

하지만 충분한 설명을 들은 환자들이 진료실에서는 긍정적으로 반응하다가도, 병원 문을 나서는 순간 마치 기억을 잃은 듯 의사와의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경우가 빈번했다.

이로 인해 필자 입장에서는 서운함을 느끼고, 진료 만족도 또한 낮아져 의사와 환자 모두의 심신 피로도가 높을 수밖에 없었다.

더욱이 정기적으로 꼭 방문해야 할 환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주치의가 오히려 그 환자를 궁금해하는 상황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이에 필자는 환자가 능동적으로 치료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방안으로 '당뇨 정보 리플릿(Leaflet)'을 제작했고, 수정·보완을 거쳐 현업에 적용한 결과, 환자 만족도가 크게 향상되는 긍정적인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

자, 그럼 이제 '현업 적용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올해 66세인 한 남성 당뇨 환자는 2020년부터 타 병원에서 경구용 혈당 강하제를 복용해 오다가, 2022년부터 필자의 병원으로 옮겨 현재까지 정기적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

필자는 이 환자에게 '당뇨 리플릿(Leaflet)'을 활용해 상담을 진행하며, 질병뿐 아니라 마음까지 함께 나누려 노력해 왔다.

최근 내원 당시 환자의 공복 혈당은 229mg%, 당화혈색소는 7.6%로 나타났다.

필자가 정기 검진 시 환자에게 가장 먼저 묻는 질문은 "당화혈색소 목표 수치가 얼마인가요?"이다.

당연히 환자 스스로 알고 있어야 할 기본 정보지만 "잘 모릅니다!"라는 대답이 돌아올 때면 당황스럽기도 하다.

당화혈색소의 목표 수치는 일반적으로 "6.5% 이하가 정답입니다"라고 설명하지만, 그 수치가 갖는 의미(합병증 발생 위험의 경계선)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에 따라 필자는 환자가 100세 시대에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한 기본 지식을 정확히 이해하도록, 직접 개발한 '당뇨 리플릿(Leaflet)'을 활용해 상담을 이어가고 있다.

위의 두 가지 리플릿(Leaflet)에는 각각의 역할이 있다.

'첫 번째' 리플릿은 당뇨 관련 지식 3가지를, '두 번째' 리플릿은 환자의 현재 혈당 조절 상태를 설명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즉, '혈당, 합병증, 생활습관'의 세 가지 연관성과 환자의 혈당 조절 상태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시각적으로 제작한 자료다.

혈당 측정에는 공복 혈당, 식후 혈당, 그리고 병원에서만 측정 가능한 당화혈색소의 세 가지 방식이 있다.

이 중 측정할 때마다 가장 일정한 수치를 나타내는 것은 '당화혈색소'다.

공복이나 식후 혈당 수치는 식사나 운동에 따라 동일한 시간에 측정해도 변화가 많지만, 당화혈색소는 최근 2~3개월간의 평균 혈당을 반영하기 때문에 측정 시점과 관계없이 일정한 수치를 보인다.

다시 말해, 당화혈색소는 공복이나 식후, 하루 중 어느 시간에 측정하더라도 같은 수치(예: 위 환자의 경우 항상 7.6%)로 나타난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당화혈색소는 가장 신뢰도 높은 검사법으로 간주되며, 대부분의 의사가 이 지표를 통해 환자의 혈당 조절 상태를 파악한다.

혈당 조절의 목적은 목표 혈당 수치를 관리해 급성 및 만성 합병증을 예방하는 데 있다.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저혈당이나 고혈당성 급성 합병증은 응급조치가 필요하지만, 많은 환자들은 평생 관리가 필요한 '만성 합병증'을 더 우려한다.

만성 합병증은 고혈당 상태가 장기적으로 지속될 때 발생하며, 이로 인해 동맥의 내막에서 동맥경화가 시작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조절이 되지 않으면 동맥경화는 점차 악화되며, 혈관 내벽이 좁아지고 결국 혈전으로 막히거나, 손상된 동맥이 파열되는 상황에 이를 수 있다.

여기서는 인체의 동맥 중 동맥경화증이 잘 발생하는 주요 장기 동맥과 관련 합병증을 정리해 본다.

첫 번째 그래프에서는 혈당 곡선을 확인할 수 있다.

공복 혈당이 100mg%일 경우, 식사 후 혈당이 상승해 약 1시간 후 최고점에 도달하고, 4시간이 지나면 다시 공복 상태로 돌아간다.

이러한 혈당 곡선을 보이는 경우 당화혈색소는 5.6%로 측정된다.

마찬가지로, 공복 혈당이 126mg%일 경우에도 식사 후 혈당이 상승해 1시간 후 최고점에 도달하고, 4시간 후에는 다시 공복 상태로 회복된다.

이 경우 당화혈색소는 6.5%로 측정된다.

그래프에서 보듯 당화혈색소가 5.6% 이하로 측정되면 정상, 6.5% 이상이면 당뇨병으로 진단된다.

수치가 5.6%에서 6.5% 사이일 경우에는 ‘경계성 당뇨’ 상태로 진단된다.

이 중 당화혈색소 6.5%는 두 가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첫째, 당뇨병 진단 기준점이며, 둘째, 합병증 유무를 결정짓는 혈당 조절 목표 수치라는 점이다.

즉, 당화혈색소를 6.5% 이하로 유지하면 합병증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

따라서 당뇨병 환자는 합병증 예방을 위해 목표 수치(당화혈색소 6.5%) 이하로 조절하려는 절실한 노력, 즉 생활습관의 최적화가 필요하다.

의사는 약물 처방 시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고, 환자 역시 복용 과정에서 자가 관리에 철저해야 한다.

운동과 식사 등 건강한 생활습관이 체화되기 전까지는 환자 스스로와의 싸움에서 이겨내야 하며, 이러한 과정이 결코 쉽지 않기 때문에 의사의 역할 또한 매우 중요하다.

이에 따라 필자는 당뇨 치료약(경구용 및 인슐린 주사)에 대해서는 별도로 언급하지 않고, 환자의 '생활 습관' 상담 내용을 이해하기 쉽도록 위의 도표와 같이 제시한다.

상기 도표를 보면, 혈당을 조절하는 두 가지 방법으로 '의사의 약물 처방'과 '최적화된 생활 습관 처방'이 있다.

이 두 가지 방법 중 어떤 것이 더 중요한지는 환자마다 다를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의사의 약물 처방'보다 '환자의 생활 습관 최적화'가 더 중요하다고 판단된다.

주위를 보면 대부분의 환자들이 약물 복용은 잘 지키지만, 생활 습관의 최적화는 간과한 채 제대로 실천하지 않아 적기 치료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따라서 당뇨 관리를 위한 생활의 습관화가 무엇보다 절실하다.

그렇다면, '생활의 습관화 노하우'는 과연 무엇일까?

이는 다음 순서인 '3부 마지막 칼럼'에서 대화형 스토리 형식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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