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당뇨와 합병증'을 주제로 한 칼럼이 마지막 회를 맞았다.
지난 1부에서는 '당뇨병의 원인과 치료의 핵심 목표', '당뇨 환자가 꼭 알아야 할 필수 지식', '당뇨 합병증의 심각성' 등에 대해 다뤘고, 2부에서는 필자가 직접 제작한 '당뇨 정보 리플릿(Leaflet)'을 통해 혈당·합병증·생활습관의 연관성과 현장 적용 사례를 소개한 바 있다.
이번 3부에서는 실제 환자와의 상담 사례를 스토리 형식으로 풀어보며, 당뇨병 관리에서 실천이 얼마나 중요한지 짚어보고자 한다.
환자들이 "나는 당뇨병 명의를 주치의로 두고 있다"고 자랑하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평소 생활습관이다.
적절한 체중 유지, 규칙적인 운동, 식이요법을 생활화하는 것이야말로 당뇨 관리를 위한 핵심이다.
과체중이나 비만일 경우, 일시적으로 약물로 조절이 가능할 수 있지만, 요요 현상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결국 운동과 식이조절 없이 장기적인 관리는 불가능하다.
요즘같이 무더운 날씨에도 새벽이나 저녁 시간에 동네를 걷는 이들을 보면, 자신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실감한다.
운동은 자신의 몸 상태에 맞춰 꾸준히, 여유 있게 해야 한다.
환자에게 "평소 운동을 어떻게 하시나요?"라고 물으면 대부분 "조금씩 노력하고 있습니다"라고 대답한다.
그러나 '노력'과 '실행'은 다르다.
추가로 질문해 보면, 일주일에 2~3번 하거나 출퇴근길에 걷는다며, 하루 평균 6,000보 정도 걷는다고 말한다.
이럴 때 필자는 이렇게 되묻는다.
"고등학생이 단지 학교만 다닌다고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을까요? 목표 대학에 가려면 예습·복습도 하고, 학원도 다니고, 시간표도 짜야 하지 않겠습니까? 운동도 마찬가지입니다."
운동을 꾸준히 하지 않는 당뇨 환자들에게 이유를 물어보면, 당뇨 합병증에 대한 무지, 게으름, 그리고 수많은 핑계가 반복된다.
환자들에게 식이요법을 설명할 때 필자는 다음과 같이 당부한다.
"과일은 적절히 드시되, 담배는 절대 안 됩니다. 과식·폭식은 물론, 비닐봉지나 캔·병에 담긴 간식은 피하셔야 합니다. 빵, 떡, 과자, 음료수, 주스, 초콜릿, 아이스크림, 요구르트, 믹스커피는 저혈당 시를 제외하고는 모두 피하셔야 합니다."
"토종꿀도 마찬가지입니다. 유자차, 대추차, 생강차, 매실차 등도 설탕이 들어가기 때문에 피하셔야 합니다."
이런 설명을 들은 환자들은 하나같이 이렇게 말한다.
"원장님은 다 안 된대요. 그럼 전 대체 뭘 먹고 살라는 건가요?"
그러면 필자는 한마디로 응수한다.
"지금 말씀드린 음식만 피하셔도 건강하게 잘 사십니다. 아침은 집에서, 점심은 외식도 괜찮고, 저녁도 외식 또는 가정식으로 드셔도 됩니다. 편의점 식품은 식당에 없습니다. 소고기요? 경제적 여건만 되면 얼마든지 드셔도 됩니다."
필자 역시 당뇨가 없지만 매일 2시간씩 '피클볼(pickleball)' 운동을 한다.
술·담배를 하지 않고, 과식·폭식·간식·야식을 멀리하며 삼시세끼(외식 포함)와 과일을 적절히 섭취하며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1부와 2부에서 혈당 커브, 합병증, 생활습관의 중요성을 다뤘다면, 마지막 3부에서는 이를 '마무리 상담'과 함께 도식화한다.
"알아야 면장을 한다"는 말처럼, 당뇨 환자 역시 관련 지식을 알수록 혈당 조절을 잘할 수 있다.
특히 '당화혈색소(HbA1c)'라는 혈당 수치를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그 수치가 6.5% 이하가 되어야 합병증 위험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목표 수치를 정확히 알고 있는 환자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따라서 당화혈색소는 2~3개월마다 병원에서 정기적으로 측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 그럼 이번 3부 칼럼 '현업 적용 사례'를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전개해 본다.
<사례 / 66세 남성, 2020년 당뇨 진단, 경구혈당 강하 약물 시작>
필자: "오늘은 7.6%로 측정됐습니다. 지난번 수치는 기억하시나요?"
환자: "7.9%였어요."
필자: "네, 두 달간 정말 애쓰셨습니다. 약을 늘리지 않고도 0.3% 낮아졌습니다. 운동이나 식이요법을 열심히 하신 것 같네요."
환자: "좋아하던 술을 절주했어요."
필자: "얼마나 줄이셨나요?"
환자: "모임에서 보통 소주 두 병 마셨는데, 요즘은 한 병으로 줄였어요."
필자: "잘하셨습니다. 그런데 목표 수치가 몇인지 아세요?"
환자: "7% 아닌가요?"
필자: "6.5%입니다. 단순히 0.5% 차이지만, 합병증 유무가 결정되니 가볍게 보면 안 됩니다."
환자: "무섭다는 합병증 때문이죠."
필자: "맞습니다. 6.5% 이상이면 표적 장기에 동맥경화증이 발생할 수 있고, 그 이하면 발생률이 급격히 낮아집니다. 그럼 정상 수치는요?"
환자: "5.6% 이하면 정상이고, 6.5% 이상이면 당뇨 진단을 받는다고 원장님께서 누누이 말씀하셔서 기억하고 있습니다."
필자: "훌륭합니다. 다른 환자와 비교해도 당뇨 지식이 박사급이세요. 그렇다면 이런 그림을 그릴 수 있습니다. 보시죠."
필자: "현재 그래프상의 수치는 7.6%입니다. 얼마 이하로 조절해야 할까요?"
환자: "6.5%로 되어 있네요."
필자: "맞습니다. 그 이유는요?"
환자: "합병증 여부가 이 수치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필자: "정확합니다. 이제 이 수치 아래로 조절하기 위한 방법을 함께 찾아볼까요? 그 노하우는 저와 환자분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환자: "무슨 말씀인가요?"
필자: "저는 약을 늘릴 수 있고, 환자분은 운동과 식이요법을 강화하실 수 있죠. 세 가지 중 어떤 방법을 선택하시겠습니까? 약을 늘릴까요, 운동을 더 하실까요, 아니면 식단을 조절하시겠습니까?"
환자: "약물보다는 제가 더 노력하겠습니다."
필자: "스스로 조절하겠다니 정말 탁월한 선택입니다. 예를 들어 감기를 낫게 하는 약은 있어도, 건강에 좋은 감기약은 없잖아요. 당뇨도 마찬가지입니다."
환자: "네, 약을 늘리면 편하긴 하겠지만, 운동으로 조절하겠습니다."
필자: "훌륭하십니다. 특별히 어떤 운동을 해보시겠습니까?"
환자: "원장님도 하신다고 하셨잖아요. 저도 피클볼(pickleball)을 해보겠습니다."
필자: "혼자 가시면 어색할 수 있으니, 제가 다니는 둔원중학교나 갈마 복합커뮤니티센터 피클볼 클럽에 등록해 보세요."
환자: "매일은 힘들고, 일주일에 4회 정도 운동해도 괜찮을까요?"
필자: "그럼요. 주기적으로 운동하신다니 주치의로서 든든합니다. 제 환자분들이 건강해지면 저도 기쁘죠. 이참에 술도 완전히 끊으시는 건 어떠세요? 하하."
환자: "하하! 원장님과 함께 일주일에 4번 운동하면 술 마실 시간도 없을 것 같네요. 해보겠습니다."
필자: "그 좋아하시던 술까지 끊으시겠다고요?"
환자: "네, 유치원 다니는 손주가 장가갈 때까지 건강하게 살고 싶습니다. 다음 모임에서는 '저는 당뇨 환자입니다. 술 권하지 마세요'라고 말할 겁니다. 술 권했다가 합병증 생기면 안 되잖아요."
필자: "정말 감동입니다. 환자분처럼 결심이 확고한 분을 만나는 건 저에게도 큰 힘이 됩니다. 100세 시대를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더 신경 써서 도와드릴게요. 피클볼장에서 뵙고, 두 달 후에 다시 측정해 봅시다."
환자: "원장님을 주치의로 둬서 행복합니다. 명의이신 것도 감사하지만, 이렇게 편하게 상담하며 제 결심을 이끌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처럼 환자 중심의 충분한 상담은 최소 5~10분 이상 소요된다.
하지만 환자의 지식 수준과 생활습관을 지속적으로 파악하며 진료하면 상담 시간은 점점 단축된다.
'환자가 만족하면 의사도 만족하는 법'
환자의 문제를 단순히 남의 일로 보지 않고 나의 문제처럼 여기고 함께 해결하려 한다면, 진료의 패러다임은 자연스럽게 환자 중심으로 바뀌게 된다.
"만병의 근원이 되는 당뇨, 반드시 이겨낼 수 있습니다. 주치의를 친구로 두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