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재정 연 ‘30억 원’ 수준 전제…"아산시민 여가·스포츠 변화 역할 인정"

오세현 아산시장이 최근 아산무궁화축구단의 시민구단 전환 의지를 내비쳤다. 연간 30억 원 규모의 재정수준을 전제로 내걸었지만 존폐 기로에 서있는 무궁화축구단의 회생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존폐 위기에 있는 아산무궁화프로축구단(이하 무궁화축구단)에 대해 오세현 아산시장이 최근 시민구단 전환 의지를 나타냈다. 연 재정 규모 ‘30억 원’을 전제로 내걸긴 했지만, 도민구단 전환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새국면이 전개될지 관심이 쏠리는 대목이다.

오 시장은 지난 4일 <충청헤럴드>와의 간담회 자리에서 무궁화축구단에 대한 대책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

먼저, 오 시장은 “그동안 국방부와 행안부 등을 다니며 도와달라고 호소했는데, 어느 순간 국가의 결정으로 생긴 문제를 자치단체가 해결하려 다녀야 하는 현실이 안타까웠다”며 “그래도 2년 동안 시민들이 프로축구단을 향유했던 여가문화, 남은 선수들의 거취, 유소년구단의 존립 등의 문제가 있어 여러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무궁화축구단이 2년 동안 가져온 아산의 변화에 대해 소개했다.

오 시장은 “제가 2003년 인구 20만 명이 안 될 때 아산을 떠났다가 15년 만에 시장으로 돌아오니 33만 명의 도시가 돼있었다. 그동안 초등 저학년 정도의 자녀를 둔 젊은층이 대거 유입됐다”며 “선거유세 때나 당선 이후에도 축구경기장을 가보면 여가문화가 많이 바뀐 걸 느낀다. 젊은 세대들이 아이들의 손을 잡고 경기장을 찾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특히, “신도시쪽 바닥민심을 들어보면, 천안에 문화시장을 빼앗긴다는 지적이 많다. 그나마 무궁화축구단이 그런 부분에서 일정 역할을 했다고 본다”며 “첫 개막식 때는 공무원들을 동원해야 했지만 2년차부터는 그런 걱정이 없다. 성적이 좋았던 것도 있지만, 고정팬이 1500~2000명이다. 지역의 여가·체육문화 변화에 공헌한 역할은 인정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재정여건을 감안하지 않을 순 없다. 지난해와 올해 각각 15억 원, 19억 5000만 원의 시 재정이 투입됐다. 경찰청의 선수중단이 공급된 지금, 시민군단으로 전환하게 될 경우 선수수급 등 재정규모는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 가장 큰 부담요인이다.

오 시장은 “전문가들은 성적 위주의 프로축구가 아니라, 시민들이 주축이 되는 시민구단을 강조한다. 예를 들어 숙소 대신 지역에서 출퇴근하고 비시즌에는 여러 재능기부 활동 등 성적에 연연하기 보다 지역과 함께하는 구단이 돼야 한다는 것”이라며 “그럴 경우 현재 20억 원 수준에서 10억 원 정도가 추가되는, 연 30억 원 정도만 된다면 시민구단 창단을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K3리그 스폰서 기업 중 일부 무궁화축구단에 관심을 갖고 있는 곳도 있다. 이들의 투자규모가 어느 정도일 지가 관건”이라며 “혹은 무궁화축구단과 유사한 구단을 끌어오는 방법 등 여러 대안을 갖고 내부적으로 굉장히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검토과정이 거의 막바지 단계에 왔다. 조만간 입장을 표명할 예정”이라고 예고했다.

한편, 무궁화축구단은 지난 9월 경찰청의 의무경찰제도 폐지 방침에 따라 선수공급 중단을 통보하면서, K리그2 우승에 따른 1부리그 승격이 무산됐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오는 20일까지 무궁화축구단의 K리그2 참가를 위한 유예기간을 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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