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교육청 2020년부터 단계적 추진…사립유치원 “선거용 공약이었나”

지난 7일 스포츠교육 지원 협약 체결 중인 양승조 충남지사(왼쪽)와 김지철 충남도교육감. 두 사람의 공약인 사립유치원 무상교육비 지원사업이 유보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립유치원들의 반발이 우려되고 있다.

충남도와 충남도교육청의 사립유치원 무상교육비 지원사업이 유보되면서 지역 사립유치원들이 반발하고 있다. 선거용 공약이 아니냐는 불만들이 터져 나오고 있다.

18일 충남도와 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양승조 지사와 김지철 교육감은 내일(19일) 오전 9시 30분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아이 키우기 좋은 충남 만들기 공동 기자회견’을 개최한다.

이날 회견은 두 사람은 지난 7월 19일 도-도교육청-도의회의 ‘아이키우기 좋은 충남 만들기’ MOU에 대한 후속절차로, 3대 무상교육(고교 무상교육·무상급식, 중등 무상교복)에 대한 지원대상과 방법, 시기 등 구체적인 합의사항을 밝힐 예정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초 내년 3월 도입이 유력시 됐던 사립유치원 무상교육지원사업은 유보된 것으로 확인됐다. 2020년부터 단계적으로 예산을 도입하는 방안으로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립유치원의 평등교육을 보장하는 차원에서 ‘원아 1인당 20만 원’을 지원하는 이 사업은 양 지사와 김 교육감 모두의 공약사업으로, 채택 과정에서 사립유치원연합회와 깊은 교감이 작용했다. 

그러나 3개월여 동안 실행을 위한 협의 과정에서는 전혀 소통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협의내용이 불투명해지자 사립유치원 사이에서는 무산가능성이 언급되기도 했다. 

실제로 이번 유보 결정 사실도 광주사립유치원연합회가 광주시교육청에게 충남의 무상교육 지원사업 벤치마킹을 요청하면서, 교육청 차원의 의견교환 과정에서 정보가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사립유치원연합회 김동렬 회장은 “(도교육청과 도에서) 협의 중이니 기다려달라는 말만 믿고 있다가 뒤통수를 맞은 것 같다"며 "도교육청은 2주 전 쯤 135개 회원 유치원의 20만 원 지원 동의서를 받아오라고 해 오늘 오전 논의하려던 참이다. 그런데 유보 사실을 광주지회를 통해 알게 됐다”고 당혹스러워 했다.

김 회장은 또 “전국의 유치원에서 모범사례로 관심을 갖고 있던 사업인데, 이렇게 되고 보니 꼭 선거용으로 이용당한 기분”이라며 “2020년부터 추진한다고 하지만, 그때 가서 또 어떻게 상황이 바뀔지 모르는 것 아닌가. 두 기관장의 추진 의지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분개했다.

학부모들의 실망감도 적지 않다. 아산에 거주하는 학부모 A씨(여·31)는 "국·공립에 보내기 어려운 현실에서 사립유치원도 무상교육이 가능해진다는 이야기를 듣고 기대가 컸었는데 아쉽다"면서 "내년부터 아이가 유치원에 가게 되는 상황이라 더 허탈하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사립유치원 측이 많이 실망한 것 같아 걱정스러운 부분이 있다. 예산부족 보다는 어린이집과의 형평성 문제, 회계절차 등에 대해 이견이 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공약을 안 지킨다는 것이 아니라 시기를 조금 조정하는 것으로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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