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와 도교육청 도의회가 협의한 ‘아이 키우기 좋은 충남만들기’의 핵심 사업인 ‘3대 무상교육’에 대한 로드맵이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사립유치원 지원비만 늦어져 사립유치원과 학부모들이 실망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양승조 지사와 김지철 도교육감, 유병국 도의회 의장은 19일 도청 브리핑룸에서 ‘아이 키우기 좋은 충남 만들기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고교 무상교육·고교 무상급식·중학교 무상교복 등 ‘3대 무상교육’과 사립유치원 교육비 지원에 대한 대상과 시기, 예산 규모, 기관 간 재정 분담 비율 등 세부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추진계획에 따르면, 수업료와 학교 운영 지원비·교과서 구입비 등을 지원하는 '고교 무상교육'은 내년부터 도내 118개 고교 5만 9005명을 대상으로 실시된다. 이는 2020년부터 고교 1학년을 대상으로 실시한다는 정부 계획보다 시기가 1년 빠르고, 대상도 훨씬 많다.

내년 총 소요 예산은 727억 원으로 조기 시행에 따른 재정 부담 완화를 위해 고교 1·2학년 무상교육에 필요한 469억 원은 도가, 3학년(258억 원)은 도교육청이 부담한다.

또 지역 친환경 우수 식재료 공급을 확대하기 위한 '고교 무상급식'은 도내 고교 학생 6만 6218명을 대상으로, 연 190일 1인 1식 5880원 씩, 매년 740억 원 정도의 예산이 예상된다. 식품비는 도와 시·군이 부담하고, 인건비와 운영비는 도교육청이 부담한다.

'중학교 무상교복'은 내년부터 도내 소재 중학교에 입학하는 1학년 학생(2019년 기준 1만 9310명)을 대상으로 동복과 하복 한 벌씩 지원하며, 도교육청이 58억 원을 전액 부담한다. 

늦어진 사립유치원 지원 “아쉬워”…“중앙정부가 나설 문제”

오는 2020년부터 도내 소재 사립유치원에 다니는 만 5세 어린이 6347명을 대상으로 월 20만 원을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연간 지원금은 153억 원으로, 부담금은 도 61억 원, 도교육청 92억 원이다.

이 사업은 국·공립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과의 형평을 맞추기 위한 것으로, 전국 최초로 사립유치원 무상교육이 실현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전국적으로 관심을 모았던 사안이이다.

지연 사유에 대해 김지철 교육감은 “어린이집과 함께 지원하려 했는데, 어린이집은 분류가 5개나 되기 때문에 논의가 더 필요했다. 그렇다고 유치원만 시행하면 형평성 문제가 있었다”면서 “교육부의 재원에 대한 고민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교육감은 또 “법적으로도 도지사와 시장·군수가 사립유치원을 지원하려면 조례가 필요한데, 이를 제정할 시간이 필요했다”며 “이밖에도 투명한 재무회계 규칙을 마련하고 이에 대한 교육훈련 기간 등 여러 고민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도와 교육부에 상의한 결과 (유치원·어린이집) 같이 균형을 맞추는 차원에서 속도를 늦추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덧붙였다.

이어 양승조 지사는 사립유치원 교육평등권 해소에 대한 강한의지를 우회적으로 강조했다.

양 지사는 “전국 최초로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무상교육을 이룰 수 있는 획기적인 정책이었는데 아쉽다”며 “이 사업은 도 차원이 아니라 중앙정부가 해결해야 한다. 대통령과 오찬 간담회 때 30초 발언기회 때 사립유치원 불균형 해결을 요청하기도 했다. 언론도 교육 평등권 차원에서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충남도는 도는 별도로 어린이집 유형 간 보육료 격차 해소를 위해 내년부터 민간가정어린이집 만 3∼5세를 대상으로 차액 보육료 전액을 지원하기로 했다. 오는 2020년에는 어린이집에 다니는 만5세 원아에게도 사립유치원과 동등하게 교육비 차액을 지원할 계획이다.